제 21회 창작 콘테스트 응모 - <살아온 날, 살아갈 날>

by 타락한쾌락 posted Jan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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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날, 살아갈 날>


1995년 12월 21일 생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회 초년기

가족의, 주변의, 사회의

드리워진 시꺼먼 그림자


가족들이 말했다

앞으로 나아가라고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갈거냐고

알지만 모른체 하였다


주변에서 말했다

주변도 보면서 가라고

이 험한 세상을

혼자 살아갈거냐고

알지만 모른체 하였다


험한 세상이 말했다

드리워진 뒤쪽의 그림자도 보고 가라고

이 험한 세상을

앞만 보고 반성없이 갈거냐고

알지만 모른체 하였다


그래서 내가 되물었다

그럼 저는 어디를 보며

나아가야 합니까라고

앞, 옆, 뒤 모두 봐야합니까

그러기엔 저는 아직 미생입니다


완생으로 향하는 길

앞으로의 살아갈 날

뒤로했던 과거의 업

무시하고 나아온 길

갇혀버린 나다운 나


이 모든 것들을 감싸쥐고

나아가기에는

동시에 모든 것들을

내려놓아야 갈 수 있다

그야말로 모순의 정점


나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을 감싸쥐었는지

너는 무엇을 내려놓았는지

너는 어디를 목표해왔는지

너는 어디로 나아가있는지


아무것도 답하지 못했다

아니, 답할 수 없었다

말만 번지르르했을 뿐이니까

나아간 길이 없으니까

제자리에 멈춰있으니까


투명한 물마저도

가만히 멈춰버린 채로는

고여버린 채로는 그저

조금씩 썩어갈 뿐이다

지금의 내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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