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 모두 등지더라도
오롯이 내 옆에서 묵묵히 날 안아줄 사람이란걸
느낀 매 순간 순간들이 모여 확신을 가지게 됐을 때
늘 보던 풍경에도 괜시리 미소 짓게되고
얼굴이 불그스레 물들고 가슴이 마구 뛴다.
행복감과 안정감으로
넘치듯 감정이 울렁거린다.
어느 날 얄팍한 살얼음 속을 질척이며
한없이 추워하고 의지를 상실하여
얼음물 위를 둥둥 떠다녀도
언제나 너는 나를 육지로 건져내 따뜻하게 안아주고
옷이 마르도록 불도 피워준다.
그렇게 한숨 돌린 나는 네 온기가 담긴 벙어리 장갑을 끼고
살얼음을 헤쳐 단단한 빙판을 향해 걷고 또 걷는다.
아무리 빠져도 네가 안아줄거란 믿음을 가지며
추위도 잊고 걷다가 서서히 죽어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