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쉬고 싶다는 건 욕심일까.
난 그저 힘들어서, 아파서, 숨이 막혀서,
하루쯤 쉬고 싶다는 건 욕심일까.
다른 애들은 잘만 여행 가던데.
다른 애들은 잘만 조퇴하던데.
다른 애들은 잘만 결석하던데.
다른 애들은 잘만! 쉬던데.
주말이 있어도 쉬지 못하고,
방학이 있어도 놀지 못하고.
난 그저 격려 받고 싶었고,
난 그저 위로받고 싶었고,
난 그저 쉬고 싶었는데.
멍
아침 8시가 가까워지고, 저 멀리서 해가 점점 오면
내일, 아니 오늘은 학교를 가겠지.
가슴이 점점 아려오고, 머리는 점점 무거워지고,
정신은 점점 피폐해지고, 눈은 점점 공허해진다.
앞으로 8시간.
그 막돼먹은 면상들을 마주하기까지
고작 8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구나.
상스러운 말에 의해 귀가 더럽혀질 때까지
고작 8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구나.
밤하늘
까맣고 둥근 도화지에
하얀 별들이 쏙쏙 박혀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별뿐인,
달뿐인,
하늘은 오늘도 참 평화로워 보인다.
우주의 먼지보다 작은 존재인 나는
어째서
별보다,
달보다,
무기력한 삶을,
의미 없는 삶을,
살고 있는걸까.
상처
오늘 저녁,
어제,
작년,
재작년,
하루하루 마음에 쌓여갔던
상처들.
이제는 너무 굳어져서
떼어낼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