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모 류 외 네 작품

by 청희 posted Dec 09,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청희

제 가슴속에 폭포가 생겼습니다.

이 폭포는 흘러 흘러

제 마음을 가득 물로 채워 놓습니다.

더 찰 곳 없는 마음에

눈가엔 촉촉함이 새어나옵니다.

제가 잠긴건지

세상이 잠긴건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잠겨있습니다.

흐리지 못한 채


뇌리

                                          청희

이곳은 꿈

한 마리의 나비가 일렁입니다.

다가오는 듯 보이지만

제자리에 있습니다.


바람이 불어옵니다.

제 마음속에도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 바람을 따라 나비가 들어옵니다.


그 나비가 다시 날아가지 못하도록

입술로 제 마음을 전합니다.

이곳은 가로수 불빛 아래

그녀의 입술이 뇌리에 박혀

이 길을 가득 채워

발 디딜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비가 다시 날아올 때까지

그저 서 있습니다.


바람

                                청희

그대가 왔어요.

그대를 따라 올라가다

많은 것을 보았어요.

많은 것을 담았어요.


더 보고 싶었어요.

더 담고 싶었어요.


어느새 커진 마음이 무거워져

그대가 멀어져요.


그대가 부네요.

그대를 따라 올라가서

그대만 보았어요.

그대만 담았어요.


강아지

                           청희

추위에 홀로

주인은 어디에


언제 오나 밖에 앉아

눈 내리면 주인님 오시는 길 미끄러울까

걱정스레 짖어보지만


언제 오나 밖에 엎드려

감겨오는 눈꺼풀

뿌예지는 시야 속

이제야 주인님 보여

달려가 안겨보지만


추위에 홀로

주인은 어디에

강아지는 따뜻한 곳으로


전쟁

                                                   청희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립니다.

사람들은 모두 둥근  방패를 쓰고

혹시나 빗방울이 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내딛습니다.


비가 그쳤습니다

어느덧 방패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쏟는 공격이 끝나자

사람들은 이때가 기회라는 듯이

긴 창을 들고

빠른 발걸음으로 반격을 시작합니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립니다.






skysesang@naver.com

010 2642 0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