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 않은 지식인
김현지
그는 모더니스트이다
모더니스트는 관념적인 시를 썼고, 모더니스트는 이국취미와 현학 취미를 가지고 있다
1960년 4월 피로 물든 화요일, 나라의 정권이 바뀌었고 모더니스트 또한 바뀌었다
그것은 산소가 되어 적혈구가 되어 그의 머릿속으로 손 끝으로 입으로 들어갔다
그의 머릿속에는 현실비판의식이 생겨났고, 그의 손은 저항적인 시를 적어 내려갔다 그의 입은 언론, 창작의 자유를 외쳤다
그에게는 새로운 수식어가 생겼다
혁명시인, 참여 시인, 소시민성 대표 시인
그는
풀과 함께 일어섰다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했고
폭포와 함께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찾은 혁명을 마지막까지 이륙했고
그의 영은 죽어있지 않았다
모래야
바람아 먼지야 풀아
김수영 시인이 그를 작냐고 묻거든 이렇게 답해주어라 ‘작지 않습니다. 당신은 큰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