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휴가

by 군만두 posted Feb 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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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생각지 못 했지 생각지 않았지

내가 가는 오르막 겨울은 이런 곳인가

 

오르는 길 이리 짧지도

내리는 길 이리 가벼운 곳도 아닌

 

달동네 계단 지나 조그맣게 보이는 곳은

그리워 아리는 곳, 쓰러져 잠들고 싶은 곳

 

고르지 않은 숨, 벅찬 가슴 때문일까

흥얼거리던 이어폰 속 노래는 안중 없다.

 

누리끼리 하얀 덩어리 우뚝 서있는 그것은

이토록 그리웠을까 생각할 정도로 평범한 곳

401호 우리 집

 

들 고양이 환영은 앙칼진 시선뿐인데

그마저도 반가운지 혼자서 히죽거리며

 

들어선 그곳은 오렌지빛 햇살이 비치는 곳

익숙한 얼굴 반겨주는 회색빛 미소

 

듬성듬성 보이는 잿 빛은 언제 불어났는지

일천년 세월도 아니 것만

묻어난 그을음 물먹은 세월 젖어있어

얼룩진 얼굴 닦아줄 이 나뿐이었나

 

한 겨울 어스름 같아도 긴긴밤 아니길 빌며

기쁘기도 슬프기도 한 가슴 꾹꾹 눌러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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