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
아무도 없다.
시간을 쪼개고 노력을 해도 없다.
나에겐 내 편이, 나의 온전한 편이 없다.
남들이 필요할 땐 난 언제나 그 들 곁에 있지만
내가 필요할 땐 그 들은 없다.
지쳐해도 힘들어해도 아파해도 나에겐 없다.
아무도 없다.
무채 색
내가좋아하는 색은 무채 색이다.
남들은 강렬한 색, 파스텔 색, 수 많은 색을 꼽지만 나는 무채 색이 좋다.
검은 색, 흰 색, 회색, 등등.
다른 사람이 강렬한 색을 입어도 그 옆에서 튀지 않는 무채 색이 좋다.
눈에 띄지 않고 그저 옆에 있다는 조그만 존재감만 주는 무채 색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색은 무채 색이다.
꿈
어느 날, 나는 꿈을 꾸었다.
악몽이라면 악몽이라 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꿈.
나의 주변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여느 때처럼. 나는 항상 주변에 사람이 끊기질 않았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내 곁에 있는 걸까? 내가 그 사람들 곁을 맴돌고 있는 걸까?
아마 답은 후자겠지.
내가 필요할 땐 그 많고 많던 사람들은 모래바람처럼 사라졌으니까.
신기루일까? 나만의 착각일까?
주변 사람들도 나를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있다 생각하지만, 그건 틀렸다.
내가 그들을 맴돌고 있는 것일 뿐.
꿈 속에서의 그 사람들은 가시 덩굴 안에 있었는데, 나는 그들에게 걸어갔다.
나는 지쳐가며 찔려가며 아파하며 그 사람들에게 다가갔지만
내가 가시덩굴에 들어가 손을 뻗자, 그 사람들은 바람처럼 사라져갔다.
그 가시덩굴 속엔 나 혼자 남았다.
그리고, 꿈에서 깼지만 난 아직 그 가시덩굴 속에 있다.
살고 싶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
나도 남들 처럼 공부를 하며, 사랑을 하며, 적당히 살고 싶은데
난 왜 남들과 다른 삶을 사는 것일까.
남들 눈엔 나도 그들과 같아 보일까?
신경이 쓰인다.
남들 눈에 비친 나를 볼 때 나를 보지 못 할까봐.
내 눈에 그 들은 비춰지는데 그들 눈엔 내가 비춰지지 않을까봐.
나는 특별한 삶을 살고 싶지 않다.
그저 지극히 평범한, 남들과 같은 삶을 살고 싶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