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창작콘테스트- 독도 새우외 2편 [작품 추가 응모]

by 쓰레빠신어 posted Feb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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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 독도 새우, 쇠의 영혼, 화적연


화적연 :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관광지로 용암이 흘러내려 오며 생긴 지형, 용암이 흘러내린 곳은 지금의 한탄강이고, 강 주변에는 현무암이 많이 분포함. 우리나라에서 현무암이 있는 곳은 제주도(기공이 많이 있는 현무암)와 한탄강 일대(기공이 거의 없는 현무암)가 유일함. 용암이 한탄강 지하에서 굳어서 만들어진 화강암이 오랜 세월 침식작용에 의해 지하에서 지표로 노출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겸재 정선이 금강산을 가면서 화적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그림을 그린 곳으로 유명하다.




 

독도 새우

 

한민족의 얼을 품기 위한

독도 새우의 항해는

지질시대의 격변보다

더욱더 역동적이다.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에 자리 잡은

어머니의 가슴처럼 포근한

따뜻한 온기를 품은 동해바다 독도를

누구에게 빼앗길까 두려웠는지

외로운 섬 주변을 에워싸며

힘차게 헤엄친다.

 

독도 새우의 장난기 많은 물장난에

쌍둥이 독도는 외로움을 벗고

흰 눈 내리는 겨울의 정취를 만끽한다.

 

외로운 섬 독도에

서정적 풍미를 더 하는

독도 새우의 항해는

지질시대의 격변보다

더욱더 역동적이다.




 

쇠의 영혼

 

 

대장장이의 뜨거운 망치 소리는

격렬한 몸짓의 끝없는 울림이 되어

녹이고 굳히고를 반복해

더욱더 강하고 질긴 쇠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희망의 노랫소리다.

 

지각 속 깊은 땅에서

어둠의 세월을 보낸 뒤 맛본

태양 빛의 달콤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대장장이의 뜨거운 망치 소리를 따라

더욱더 값진 은백색 옥()으로 탄생한다.

 

깎이며 쪼개지며

갈리며 부서지며

아픈 상처를 머금고 살아온 지난날의 추억은

은백색 광택을 뽐내던 젊디젊은 청춘과 함께

붉은 노을 앉아 있는 산기슭 너머 희미하게 사라지고

서서히 살갗을 할퀴며 부서지는 검붉은 어혈(瘀血)을 쉼 없이 토한다.

 

앞으로 더 오랜 세월이 흘러

검붉은 어혈과 함께 한 줌의 재가 되어

대장장이의 콧노래를 들으며 녹고 굳어

옥으로 탄생하기 전까지 머물던 아주 깊은

어둠이 가득한 지각 속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또다시 새로운 대장장이를 만나

다시 한번 뜨거운 숨결의 고귀한 영혼을 뽐내는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달콤한 태양 빛과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

한 줌의 재로 사라진 지난날의 슬픔은 모두 잊힐 것이다.

 

 

 

화적연(禾積淵)

 

 

겸재 정선이 금강산을 향해 떠나던 그날이

어쩌면 지금의 내가 서 있는 오늘과 같았을까 생각하면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어지러움이 밀려와

심장 한가운데 조그마한 현무암이 박혀있는 듯 슬프다.

 

한반도를 통해 갈 수 없는

백두산 천지의 우뚝 솟은 위대함을

그리워하는 나의 마음을 아는 듯

화적연의 짙은 하얀색의 화강암 바위는

파르테논 신전의 돌기둥을 따라가기라도 하듯

고고한 숨결과 은은한 향기를 흩날리며

영북면 하늘을 향해 쉼 없이 용솟음치고 있다.

 

시뻘건 용암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만든

하늘을 찌르는 듯한 가파른 협곡의 소용돌이 속으로

슬픔에 밀려 힘없이 빨려 들어가는 나를 발견한다.

 

오랜 세월 비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깎여온 땅이 사라지고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맑은 공기의 한탄강을 마주하게 된

그대의 모습이 위대하고 경이롭게 느껴지지만

분단이란 아픈 역사를 눈으로 지켜봤을 너를 생각하니

심장 한가운데 조그마한 현무암이 박혀있는 듯 슬프다.

 

오랜 세월을 기다린 끝에 따뜻한 햇볕을 마주하게 된 너처럼

나도 통일의 그 날을 꿋꿋이 기다리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행복의 콧노래를 부르며 겸재 정선이 자유롭게 떠나던 길을 따라

한탄강의 힘찬 물줄기를 벗 삼아 걸어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liteahn@naver.com

안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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