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동결층 외 2편

by 람의사 posted Feb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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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품없이 말라빠진 감자의 모공 새에

무인가 돋는다.

 

동결층


굳혀져 있다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지금, 한 순간 무너져버려 동결층의

보이지 않던 미세한 틈으로, 빗나가던

물줄기의 이탈자가 도달한 그 순간,

서서히 금가다 마침내 터져버렸다

 

보다 곱게 부서지고 무너져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무언가를 바칠 수 있을가, 견고해서

생물이란 것은 존재치 못하고

그 누구도 작렬하는 태양을 부르짓지

아니하니. 더이상 쓸모도 없는,

아아, 구차하여라. 애쓰럽기도 하다만은

 

토반인 대지의, 그들의 충돌과 충돌을

탓하진 않는다.

충돌, 그 이후로 몇천년의 세월이 지나

비로소 동결층의 형성이 시작되었으니

아아, 다 부서져 버린 나의 몸, 피, 손톱들

모두 이 대지 위 그대로 녹아 다시 스며들길

 

새로운 지층의 형성으로 또 쌓이고 쌓여

이번만은 동결층이 될 수 없으니

거대한 대지와 나는 숨이라는 것을

쉬어볼테니

부르짓지 않아도 그대여, 당신아 내몸에

푸르른 열꽃이 피어날 때 까지

나를 태워주오.



牲에 의한 生

아- 이것의 양분은 그것의 속의 속

볼품없이 말라빠진 감자의 모공 새에

초록 새싹이 자란다

 

아- 이것의 양분은 말라버린 감자의 안 속


 

커져가는 새싹 옆에 몇몇

더 돋아나고

 

공생. 그것은 이루어 질 수 없었다. 

뿌리와 뿌리가 얽히고 섥혀

 

감자 덩어리는 그저 자신을 내놓는다.

같잖은 새싹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그것의 일부가 되어버릴지라도

 

더는 형태가 없는 無의 상태일지라도

살아남는 새싹에 의해 자신의 부활이


있음을 알기에 속이 부르트도록 터지고

살들이 뿌리 새로 삐져나와도 그저

견딜 뿐

 

새싹에게 자신의 生의 공간을 내어주고는

그것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牲이 이루어지도록










바닥


앞만 보고 걸으면 알지 못하지.

꿈틀거리는 바닥이 얼마나 애처로운지.

 

그저 걸으면 되는 이 바닥이

몇몇 생물들의 압박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바닥은 얼마나 참아왔는지

 

언젠간 들고일어날 바닥을 가끔 쳐다보아주는 것

절망의 구석인 지하에서

바닥을 우러러 보는 이들만이 깨닫는다.

 

자신도 밟히고 밟혀야

그제서야 바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커져가는 새싹과 뻗쳐나가는 몇몇 줄기들이,

공생.

 010.7669.2456

성보람

sbr1771@naver.com

뿌리와 뿌리가 얽히고 설켜

감자덩어리, 그 자체로 뿌리로 변하는 것이.

 

그것 자신을 버리고, 말라빠진 허물을 탈피해

그 스스로 다시 고군분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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