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작-떡 외 4작(디저트 시리즈)

by 영포에버 posted Feb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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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 떡을 먹고 있구나

떡은 사람의 마음이란다

처음 섣불리 삼켜버리면

필시 목이 막혀버리니까

하지만 천천히 씹다보면

허기를 든든히 채워주리라


청년아, 떡을 급하게 먹지 말거라

떡은 느긋한 선비란다

힘찬 절구질과 오랜 느긋함 속에

그렇게 떡은 만들어졌으니까

그 인고를 느끼며 천천히 먹거라


청년아, 떡을 꼭꼭 씹거라

떡은 네가 사는 세상이란다

널 기다려주지 않는 세상에서

떡을 급하게 먹어야될 지라도

떡을 꼭꼭 씹어먹는다면

체하지 않고 맛있게 먹으리라




롤케이크


돌돌 말린 너를 보며

미로에 잠긴 착각을 한다

하지만 그 길은 맛있는 미로

폭신한 구름 위를 걷는 치아

그 밑에 들어 있는 잼은

궂은 혀를 달게 달래준다

달큰한 너의 여운은

아름다운 신음을 외치는

미각신경에 푸른 신호를!

순백의 우유 한 모금으로

혈당을 미백스레 정화한다




마카롱


괜찮다

사장님이 나를 모를지라도

부장님이 나를 혼낼지라도


괜찮다

부하직원이 나를 뒷담해도

사장님이 나를 나무랄지라도


괜찮다

부장놈이 나를 미워할지라도

부하직원이 나를 욕할지라도


'언젠가 달콤한 날이 올 것이다.

마치 마카롱처럼'




초콜릿


첫맛은 참 달아서

혀의 모든 감각이

부드러움으로 차 

달달한 카카오로

마비되어 버렸다

끝맛은 참 쓰워서

혀의 모든 감각은

뒤늦은 씁쓸함에

후회가 몰려와서

혀를 버려버렸다


그렇게 너와의 시간은

초콜릿이었다




푸딩


너의 그 부드러운 살결을

너의 그 하이얀 속살을

모두 덮으리라, 까아만 캐러멜 시럽으로


나의 세상을 살기 위해

나의 피곤한 세상을 견디기 위해

널 조심스럽게 들어올려 아름드리 먹으리라


너의 그 탱글탱글한 식감을

너의 그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함을

모두 느끼리라, 혀의 모든 말랑한 감각으로


나의 스트레스를 위해

나의 오늘 느꼈던 모든 감정을 위해

널 부드럽게 으깨며 달콤한 천사를 음미하리라


그렇게 다 먹어버렸다, 달콤한 푸딩을

그렇게 다 없애버렸다, 결백한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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