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어가는 법' 외 2편

by 달해 posted Feb 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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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어가는 법
새벽 내내 죽음을 계획하여 잠 못 이루다가
아침에는 개를 데리고 산행을 가고
목욕도 시켜주었다.
일상을 일생으로 사는것
내가 걷는 걸음에도 나는 멀미를 느껴
앙금이 채 나오기도 전에
먹던 빵을 남기었다


지난 밤에 나를 앞두어 흥정하던 죽음 어디가고
텁텁한 아침은 시도 없이 오는가
어쩌면 밤의 활개에게 영혼을 팔았던 것이지
나도 모르게
나는 알면서.
그림자에 응하는 흥분이 없으니 해는 퍼석해져간다.
지지난 밤에는 사실만으로 시를 쓰는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더랬지


나, 외출을 준비한다
당신 어딜 가느냐는 말에 우선 가는거라고 했다
얼굴도 보지 않고 .
머리카락은 고라니처럼 울었다.
뒷모습 시큰거려 가방을 메었다.


버스에서는 시집을 읽었다
그러다 눈을 돌려 노을에서 종착점을 헤아렸다
온기가 좋았으나 담는 법은 없었다


시집에서 같은 그림 찾기를 했다.
그는 물 사이에 불을 넣기 좋아하였고
사랑 사이에는 죽음을 널었다
그것이 삶이라 그랬다
축 널린 붉으스름한 가로선들 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정리
방 안에 생각들을 쌓아두려다
어딘가 악몽을 두고 내렸다
한 번 굴린 눈은 돌아올 생각 않고
어딘가 지쳐있는 방, 문을 두드리지는 못했다
서랍처럼 넘어질까요
들쑥날쑥 동화책들이 덮쳐오면
그건 그거대로 숲이 되겠네요
녹아들지 못한 공기가 모서리 어딘가에 기미처럼 피어나고
우리의 수프는 이런 맛이군요
나는 홀로 감탄을 합니다
벌컥 눈을 가둬요
생각을 치우라는 불호령에 박스를 꺼냅니다
거기 넣어두는 것은 어디로 갑니까
저는 몰라요 저는 나무가 아니거든요
더듬더듬 놓쳐버린 생각 틈에는 결핍이 피어났다
이대로 잃게 되는 것이 나도 나인지 몰랐다










여름의 온도
선풍기가 끈적한 소리를 내며 좌우로 고개를 저었다.
쌓인 먼지가 소리를 내며 웃었다. 웃다가 저만치로
형태도 없이 자지러졌다.
창가에 비친 내 이불 바게트처럼 썰려있었다
잔잔한 맛이란게 있다면
나는 미각을 잃은 것이겠지.
눈에서도 냄새를 맡았다면,
귀에서도 살랑이는 새를 보았다면
이것을 필히 여름때문일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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