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창조물
모두가 길을 걸을 때
같은 시간과 속도로 걸어가면
우월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하느님은 경쟁을 창조하셨다.
남들이 꽃길을 걸을 때,
나 역시 똑같은 꽃길을 걸으면
흥미롭지 않기 때문에
하느님은 질투를 창조하셨다.
남들이 가시밭길을 걸을 때,
나 역시 가시밭길을 걸으면
통증이 덜하기 때문에
하느님은 고통을 창조하셨다.
사랑
씁쓸한 맛과 몽롱한 기분에 취해 그는,
나에게 사랑한다 고백한다.
차가운 냉수로 목가심을 한 나는,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그리 쉽게 할 수 있는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보면,
모두가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제일 사랑하는 부모님에게도 하기 어려운 말을,
어찌 저렇게 쉽게 할 수 있는가.
분위기 취해, 맛에 취해, 그리고 사람에 취해
잠시 좋다 라는 감정을 느낀걸지 몰라도,
사랑까지는 아닌 것 같다.
원망
“도대체 왜 저한테만 이런 시련을!”
하며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하느님을 향해, 나를 창조한 하느님의 십자가를
꽉 움켜 쥐고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린다.
“내가 뭘 잘못했나요!”
하며 십자가를 내던졌다.
방 안 구석에서 내 자신을 갈기 갈기 찢어 내리며,
통증이 오는 내 머리통만 두들긴다.
“그들은 왜 행복해 보이는거죠?”
하며 핸드폰을 던졌다.
핸드폰 속 사람들은 다 활짝 웃고 있는데,
거울 속 만신창이가 된 내 모습을 보며 비교한다.
그렇게 나는 계속 나를 원망하고,
나를 창조한 하느님을 원망하고,
주위 모든 사람들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나의 책임을 누군가에게 맡기면,
조금은 가벼워지는 마음 탓에
그만 둘 수 없었다.
원망은 끝이 없었고,
계속 하다 보니 끊을 수 없는
지독한 마약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