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5편)

by 호밀밭의조르바 posted Feb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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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내게 말했다

아무 일 없는 것이 불안하다


그녀가 내게 말했다

쉬는 것이 두렵다


내가 너에게 말했다

휴식이 영원할 것만 같다


휴식이 없는 시간이 오래 되서인가

가려진 앞만 보고 달려와서인가

그렇다면 그 앞이 무엇인지도 모르지 않는가


어쩌면 앞이란 없지 않은가

사방이 어둡다면 모든 것이

앞이 되지 않는가


그렇기에 멈췄을 때 우리는

인식하지 못했던 그 어둠이

두려운 것이 아닌가






***

실체를 찾으러 떠도는 자

이곳저곳 기웃기웃 샅샅이 살피는 자

그림자를 달고 다니는 실체 없는 자

언제나 어디로 움직여도 실체를 찾을 수 없는 자

그러다 문득 실체가 있었는지 잊어버린 자

실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만 찾은 자

이제는 답까지 찾아야 하는 짐을 떠안은 자






- 마약쟁이들 -


적당한 알코올과

적당한 취기와

적당한 땀냄새가 섞여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웃음들


주홍빛 공간 속에 울려 퍼지는

즐거움으로 포장된 절규


적당함은 마약이 되어

모두를 중독되게 한다






***

어려웠던 감정이 손끝의 감촉이 되어 툭툭 떨어져 나오네


머리는 멈췄고 마음은 끓어오르는 피의 맛을 느껴본 지 오래되었네


몸의 끝자락은 화면 속에 새겨지는 활자들과 하나 되어


나도 모를 심장을 끊임없이 부르네






- 겨울맞이 -

늘어나는 시간에

시든 꽃향기의 공기


축축한 하늘을 품은 아스팔트 위로

차가워진 마음속 피어나는 얼음꽃


다가오는 길들의 엇갈림 속

다시금 외로이 헤엄치는 겨울






성명 : 홍현민

이메일 : russianblue.kr@gmail.com

휴대폰 : 010-8013-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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