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차 창작 콘테스트 시부문 2편

by 민트사탕맛과일 posted Feb 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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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아무 것도 볼 수 없던 내가 처음 본 것은

어머니의 미소였다.

 

아무 것도 들을 수 없던 내가 처음 들은 것은

어머니의 미성이었다.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한 내가 처음 느낀 것은

어머니의 마음이었다.

 

아무 것도 맡을 수 없던 내가 처음 맡은 것은

어머니의 젖 냄새였다.

 

그리고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던 내가 처음 맛 본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선운사

 

겨울이 덮어줬던

두툼한 눈 이불이

녹아내리고

 

어린 아이는

젖은 땅에

깊은 발자취를 남기고

 

푹 패인 자국 너머로

봄을 품은 여린 생명이 태어난다.

 

겨울 내 수행하던 주지스님도

그 품안에서 졸던 동자승도

하얀 장지문을 살포시 열고

메말랐던 가지에서 피어난

붉은 생명을 맞이한다.

 

수많은 보살님이

그들의 차갑게 굳은 마음을 들고 오고

 

따뜻한 햇살과 동백 향으로

그들의 차갑게 굳은 마음을 녹이리라.

 

이곳은 선운사

동백나무 숲을 품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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