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대하여
살아간다는 것은
해 질 녘 바다 앞에서
회 한 접시와
소주 한잔 마시는 것이 아니라
회와 소주가
얼마나 쓸쓸한지 아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파도에 의해 떠밀려왔다가
다시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 한 줌이 아니라
그 모래 알알의 외로움이다.
돌아가는 길
버스 창밖에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가로등은
내 삶에
잊지 못할 우울함이다.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길 위의 가로등처럼
잊히지않는 슬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