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차 창작콘테스트 시부분

by 13월 posted Feb 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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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상자


명절 특선영화도, 봤던것 같은 드라마도

싸움판인 뉴스도, 그와는 딴판인

예능 엠씨의 청산유수도


우리네 사는 이야기

그렇네 결국 똑같네


여러 눈이 하나의 테레비를 본다는건

조금 멋진 일이 아닐까 싶다


몇십억이 행복 하나만 보고 살아가는것 처럼

조금 닮은 일이 아닌가 싶다


우리네 사는 이야기

그렇네 결국 똑같네


어머니는 못보게 하셨던 바보상자

그래도 우리는 그렇게 살자


그래 그렇게 행복만 바라보며

그래도 우리는 그렇게 살자




필통


이곳저곳 상처난 플라스틱 필통은

털커덩 하고 아파보이게 떨어지고

깨지고 부서지고 밟혀 모래가 되고


모두에게 주목받는 은빛 철제 필통은

떨어질때도 철컹 하고 떨어져 주목받고

그렇게 소란스럽지만 우울한 적막감을 남기고


이제 막 세상을 만난 새 필통도

손에 닿기가 무섭게 안타깝게 떨어져버렸다

남기고 갈 그 무엇도 없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지쳐버린 천 필통은

피곤함조차 잠들어버린 털썩 하는 소리를 낸다

그 안의 연필을 챙기느라고 찢어지고 해져서 지친걸까


다들 무엇을 품고 떨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너무도 아파보였다


내가 떨어진다면

내 안의 책임감도 가시가 되어 소리를 내겠지


그 어떤 필통도

떨어짐을 막을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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