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가시고기는
죽어서도 자식생각에
시체를 내준답니다
이 조그만 고기는
아이들을 위한
눈감는 삶이
배부른 어항보다
더 숭고한듯 보입니다
살아생전 우리아들
잘 되길 바라는
생선 한 마리에게서
당신의 하얀 잔주름을 봅니다
바다 그 짠내 나는 곳
아버지의 이름 석자가 있어서
여전히 아름답다고 말 합니다
-연어-
연어는 알을 낳으러
고향으로 간 답니다
서슬 퍼런 먹구름도
번쩍이는 번개도
어머니는 막을 수 없다네요
솟구치는 파도를 역류하고
날카로운 바윗돌에 찢겨도
기어코 내 새끼
품으러 간 답니다
등 푸른 생선의 삶이
세삼 가여워 보이지만
만고의 고통으로 쏟아낸
작은 물고기들을
위한 눈물은
무엇보다 아름답습니다
어머니, 그 연어는 아마
우리 어머니인가 봅니다
-뭉실이-
번개처럼 피어 왔나보다
그냥 나도 모르게 다가 갔나보다
어느 누군가가
사랑은 은하수 다방 문 앞에서 이뤄진다고
처음 나의 마음은 차분했으나
지금 나의 청춘은 요동친다
누구를 만났기에
잊었던 감정이 솟구치는가
허나
그런 그녀를 만나기 위한 기도는
내 입술에 시작했고
떨리는 심장은 내 몸속에 있다
태어나면서 원했던
그 이끌림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그녀 뭉실이
이별 편지
나 그대에게
그 모든 사랑스런 기억들
이제 추억으로 만들었습니다
건너편 횡단보도에서
손 흔들며 아녀아녀
먼저 가시라요 하던 순수했던
기억이 이제는
그대를 놓아주는 인사가 됩니다
한개도 아쉬워하지 마세요
내 솜털 하나하나
기억하지 마세요
나 당신을 쓸어내리던 사랑자국
이제 한 여름밤으로 보내고
나 홀로 한아름 바람 안고서
사랑을 놓아줄게요
저기요 좋아해요
그 시절 청춘의
아리따운 아기씨께.
출근
개천이 열린다
마감했던 장터에
얼어있던 동태가
살아난다
부비적, 뜨다만 눈을 비비며
슬며시 삶의 벽을 넘어선다
햇살에 눈부신 실눈으로
오늘 하루 또 살아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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