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차 창작콘테스트 시부문

by 종이 posted Mar 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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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이별비

 

너의 흐릿한 모습이 비 때문인지

나의 눈물 때문인지

모르겠다

 

너의 얼굴이 유독 흐려 보이는 것이

먹구름 때문인지 나의 말 때문인지 모르겠다

 

항상 맑던 하늘이

너의 얼굴이

 

오늘은 어둡고 우울해 보인다

 

 

 

02.

 

깜깜한 밤

한산한 버스 안


창가에 앉아 밖을 보니

달이 웃으며 함께 달리고 있다

 

너의 눈웃음을 닮은

저 달은

나와 함께 있는데

넌 어디에

 

 

03. 선과 악

 

어릴 때부터 나는

가끔 착한 나쁜 아이인가

가끔 나쁜 착한 아이인가

수 없이 물어왔다

 

어느 것도 옳다고 할 수 없고

어느 쪽도 착하다고 할 수 없다

 

말을 잘 들으면 착한 아이인가

혼자 속으로 앓는 것이

착한 아이인가


04. 죽음

 

일 년 이 년

시간이 지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하나하나

주변 사람들을 잃으면서

죽음과 가까워졌다

 

점점 더 가까워져

이제 나와 함께 걷고 있다

 

05.

 

봄바람이 살랑이던

 

그저 그런 어느 날

 

그저 그렇게 지날 듯한

따스한 바람이

나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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