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신호등 외 4편

by TLIBAL posted Mar 1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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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한 사람이 서 있네요

아무런 감정도 없이.

 

초록불이 보이네요

그대가 서서히 건너옵니다.

 

주황불이 보이네요

그대가 서서히 발걸음을 멈춥니다.

 

빨간불이 보이네요

그대는 멈춰있습니다.

 

다시 초록불이 보이네요

그러나 그 사람은 여전히 멈춰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불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은 미지의 감정들을 놓아두고

떠나갔습니다.

 

왜 나는 알지 못했을까요

그 감정들을 끌어 안아봅니다.

 

시간의 틈새를 파고들어온 불빛은

다시 나를 비추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엔

한 사람이 서 있네요

수많은 감정을 지닌 채.


말썽쟁이 개구리

 

큰 숲속

우물 안에 개구리

 

바깥세상을

동경하는 개구리

 

주위에 모든 것들이

나가지 말라고 해도

 

그냥

나가버리는 개구리

 

그런 개구리


먼지

 

주위에 흩뿌려지는

투명한 빛들

 

빛을 내고, 숨기며

내 광활한 우주로 흘러 들어왔네.

 

투명한 빛들은

우주 속에서 별이 되었고

 

수명이 서서히 다해갈 때 즈음

거대한 폭발과 함께 우주 밖으로 사라졌네.

 

밖으로 사라진 별의 잔해들은 가라앉아

다시 빛을 내기를 소망하네.


바다야

 

바다야

넓은 바다야

너는 어디든지 갈 수 있어?

 

그럼, 바다야

내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니?

 

바다야

내 소원은 말이야

어떤 사람에게 하지 못했던

마지막 인사를 하는 거야

 

바다야

그 드넓은 몸으로

전해주겠니?

 

정말, 고마웠어요

내게 사랑을 알려주어서

 

정말, 미안했어요

그대에게 상처만 주어서

 

이제는 보내줄게요

, 행복해주세요.

 

바다야

정말 고마워

나는 이제 자러갈게


달팽이

 

느릿느릿한 달팽아

어디를 그렇게 열심히 가?

 

네가 힘내서 가봤자

거기서 거기야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가는 거야

 

네가 힘내서 가도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을 거야

 

그냥 포기해

포기하고 나를 따라와

 

그래도 달팽이는

자기가 가고 싶은 대로 갔다.

 

우리와는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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