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회 창작콘테스트 - 시부문 응모 (의미 없는 하루 외 4편)

by 새벽밤샘2시 posted Apr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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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없는 하루


이렇게 한 번 더 넘어지고

입으로 피식 하고 조소가 스며 들어간다

발전하긴 커녕 퇴보하는 하룻밤에 박장대소는 존재할 수 없다

 

그렇게 가슴에 박아댔던 각오들은 대체 무엇으로 박았길래

나 자신에게 물어 본다

대체 의미 있는 하루가 존재했었니

 

생각한다

대체 의미 있는 하루가 존재했었나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이길래 나는 다시 나풀거리며 검은 활자 사이로 몸을 숨겨 고민한다

 

숨 쉬는 것이 움직이는 것이 전부 나의 온전함이 아님에도 빚임에도

내 삶처럼 살아가는 것이 부끄러워서

더욱 의미 없어 보이는 나의 날 가운데서 생각한다

 

그렇게 의미 없이 보내던 1초가 지날수록

집게에 널려 찌그러진 심장이 펴지고 나의 마음도 펴지고

나의 하루도 펴지고

 

아니 사실 나의 하루는 펴져있었다

의미 있는 그 하루를 의미 없게 보낸 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생각할 수 있기에 이렇게 삶으로써 한 번 더 나를 사랑하기에

 

바람이 불어온다 마음이 흔들린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모든 것에 감사해야지

시계는 다시 한 번 힘을 내어 움직인다 아직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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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랑이


반짝거리는 태양빛이 사념처럼 강하게 날아와

깊은 표식을 남기고 가버리는

아물지 않는 지금은 여름이다

 

시끄러운 매미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열기는

전혀 반갑지 않지만 어찌하랴

나를 봐 주러오는 이는 이들 밖에 없다

 

내면 속의 외로움은 내면을 공유할 이가 없어서인지

그래서 더욱 무력한 여름날

무심히 밖을 바라보고 다시 허공을 응시한다

 

달궈진 도로 위 아지랑이가 어째서 내 맘에 있는지

모든 것이 일그러져 어느 것 하나 내 맘에 꼭 맞는 것이 없는

 

외로움의 불구덩이 속에 던져진 나를 끌어 올려 줄 이는

사랑하는 사람일까 나에게 소중한 사람일까

 

살아오며 보았지 않았느냐 모든 것이 일그러진 나의 삶에도 나를 완벽히 아는 이는 이 세상에 없지 않던가

사실이기에 정말 슬프고 슬픈, 그래서 외면했던 것은 이곳에서 홀로 일어서야 하는 그 사실을 행동해야 할 나 자신이 아니더냐

 

꺼질 줄 모르는 아지랑이를 나의 열정으로 바꾸고

다시 한 번 바라본 바깥 여름 풍경

눈부신 햇살은 되려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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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안에서


깃발의 펄럭임과 함께 출발한 기차는

슬며시 움직이며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덜컹거리는 기차 때문일까 아니면 내 심장의 두근거림일까

인사할 새 없이 지나가는 풍경을 지긋이 바라보는 것이다.

 

옆 보지 않고 달려가는 기차는 어딘가 나와 닮아 있어

더욱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저 기분탓인가

종착역, 승강장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 기차를 부러워하는 나를

동정하듯 기차는 나를 안고 달리기 시작한다

 

기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달리는 것이 듯이

나에게도 무언가 최선의 방법이 있겠지

순박한 마음이 세상에 절어 마치 갈변한 나뭇잎

그 나뭇잎에게도 꽃이 주어질지 잠시 사색해본다

 

기차처럼 흘러가는 인생처럼 내 달리기처럼

빠르게 시를 써 내려갈 순 없는 것은

빠르게 흘러가길 원하지 않는 나의 소망이

쓰는 펜을 잡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조금 더 사색을

 

펜으로 하나의 시를 쓰고 내 인생을 쓰고

시가 끝나면 하나의 인생도 감정도 완결되는 것인지

그것을 바라지 않는 나의 마음이 나의 모든 시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나를 위한 나를 또 다시 바래본다

 

나를 그리는 시간에도 기차는 달린다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볼 수 없지만 바라본다

무엇을 행하여 아름다운 인생이 아니다

마음끼리 부대끼는 사람들 사이 저마다의 인생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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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스민 새벽


내 삶은 내가 갈 길을 아는 것 같이

분명히 내 삶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나의 주인인 듯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것은

내 삶이 아닌 나였다

 

너는 아느냐 내가 가야할 길을

안다면 왜 알려주지 않느냐

무섭고 쓰디쓴 이 밤을 너는 같이 걷고 있지 않느냐

 

맞는 곳으로 박수 소리 한번 있다면

고민의 승화가 있으련만

걱정이 깃든 우리의 새벽 속에 너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펜으로 나의 길을 쓴다 조금 더 생각을 해본다

내 삶을 길들인다

나를 길들인다

 

아직 모르는 나의 길을 알고 싶어서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건

이 새벽의 끝에서 너와의 만남을 언제까지나 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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맴도는 모든 것을 위하여


차마 나의 길이 두려워 들지 못한 것은

나의 행동인지

나의 마음인지

쓰디쓴 공기는 어찌할 수 없는 것 이었다

 

쓰디쓴 공기는 어찌할 수 없는 것 이었다

어찌할 수 있었던 적은 없었다

나의 행동은 어찌할 수 없었던 것 이었다

 

지나가는 길의 가로등의 빛을 보기보단

가로등의 기둥과

그 그림자를 바라보는 마음이었기에

환한 빛 근처에서 맴도는 벌레는 아주 서글퍼진다

 

잠시 멈춰서는 그 때에

나의 행동이 위치한 곳은 밝디 밝은 불 바로 아래

밝디 밝은 불 바로 아래 위치한 내 행동은 아주 서글퍼진다

차마 나의 길이 서글퍼진다

 

불을 떠나지 못하고 맴도는 그것은

더 이상 벌레로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나의 행동은 나의 마음과 꼭 같다 지칭할 수 없게 되었다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맴도는 그곳은 언젠간 떠나게 될 것이라 생각을 하게 되는 것 이었다

다짐할 수밖에 없는 것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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