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밤 인연
별빛이 눈곱을 막 떼어낼 때
나는 너의 생각으로 깨어있다
컴컴하고 아주 먼 곳에서 오는
뜨겁고도 시린 추억의 빛
오늘따라 빛 아지랑이 유난히 번졌네
오늘 마주한 별, 내일 마주할 별 다르고
봄의 끝에 또 봄이 올 수 없듯
변화하는 모든 것
자연의 순리라는 핑계로 꺼보지만
꺼지지 않는 불씨가 있었다
그 불씨, 우리의 그 순간들
뜨겁게 그 무엇보다 뜨겁게
태워 평생 지워지지 않을
아름다운 화상을 입혔다
불같던 흔적들 이제
다 없어지고 잊혀 졌으련만
우리의 뜨거운 상처 평생
지워지지 않고 기억되리
땅과 하늘이 만나는 곳
달의 은은한 조명,
별들의 환영의 박수를 받으며
무지개
수줍음 스민 볼의 생기
화사한 햇살 속 상큼한 웃음
갓 피어난 새싹 같은 순수함
초롱초롱 눈망울 속 시린 하늘
외면만큼 아름다운 마음 속 오로라
바라볼 순 있어도 만질 수 없는
다가서면 점점 희미해지는..
빛 내린 바다
적막을 품은 모래 위의 밤
어둠은 달빛에 가려 몸의 일부만 보이고
수평선 너머 옛 향기를 가득 실은 바람에
파도는 유난히 글썽인다
오늘따라 서럽게 환한 달엔
내 주변의 추억들이 물결마냥 엉켜져 있고
투영된 모든 추억들은 빛을 타고
내 시선으로 녹아든다
그 빛이 너무 눈부신 탓일까
내 눈엔 가장 아름다운 그리움이 차오른다
오늘 고향을 향한 이 마음 고이 접어
애달픈 바다에 떠내려 보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