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by 까만기와 posted Apr 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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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은

안다는 것은

왜 이리 슬픈가

 

전화로 무심히 안부를 묻던

당신이 매일 아팠던 이유를

 

당신의 병명을 알고도

말을 머금을 수밖에 없음을

 

머금은 말을 채 삼키기도 전에

끊어진 당신과 나의 거리를

 

안다는 일이 언제부터

이토록 슬픈 일이었는가


병실에서


조막만 한 손이 움켜쥔

꽃을 본다

그 손이 스치고 

붙잡을 

수많은 것을 그려본다


조막만 한 손에 박혀있는

투명한 줄을 본다

한주먹도 못 미칠 가슴에 박힌

바늘을 본다

그저 바라본다



양심


내가 움직인 시간만큼

너는 무뎌진 듯하다

날카롭던 구석구석은

뭉툭하니 

옛 모습을 잊었다


네가 찌른 마디마디는

아물고 굳어져

무뎌진 너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너는

나를 찌른다

뭉툭해진 만큼

울리는 소리로

나를 찌른다



팔레트


물방울이 닿기 전에 

너는

딱딱한 무언가에 지나지 않는다.


밤새 내린 비에

새싹이 돋아나듯

찾아온 물을 반기며

하얀 종이에 번진다


다른 이와 부딪혀도

밀어내지 않으며

큰소리 없이

다른 빛으로 스며든다

나도 너처럼

스며들 수 있을까



불청객


불편한 손님이 찾아왔다

부른 적도 없건만

누리끼리한 얼굴을 들이민다

내내 인상을 찌푸려도

떠날 줄 모르는

너는

어디서 날아왔는가


누구는 바다를 건너

왔다 말하고

누구는 옆 동네를 거쳐

왔다 말한다


상관없다

나는 마스크를

코끝까지 올린다







조우빈

toonwriter@naver.com

01049916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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