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사막

by 대뷰자 posted Dec 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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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사막


햇볕이 뿌리내리기 힘든 도시 사막에는

사람들이 하얀 모래알이다,

수분 없는 모래알처럼 속이 빈 채로

바람따라 이리저리 휩쓸려갈 뿐

인정이 증발해버린 삭막한 회색의 언덕에는

더 이상 삶의 진한 수액이 묻어나지 않는다


그 사막을 횡단하다 오랜만에 너를 만났다


다시 만난 너에게서는 더 이상

물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마주 앉은 너와의 거리가 신기루처럼 멀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더 이상 물을 찾지 않는다.

스스로 증발된 사람들이 썩은 쾌락을 찾으러 

하이애나처럼 킁킁거리며

밤의 도시를 어슬렁댈 뿐.


너의 웃음이 모래알처럼 부서진다

나는 급하게 그곳을 나온다


러나 어느새 나의 손목도 시계와 함께

천천히 모래에 묻혀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