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차 창작 콘테스트_손목시계 외 4편

by 수달 posted Apr 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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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

히야- 이 시계 참 좋구로!

쪼매만 지나도 내는 시간 잊어먹으이

이깟 시계 없어도 살기야 하겄지

근디 반짝 거리는게 예삿것이 아니여

 

히야- 손목시계 고맙데이

억수로 삐까뻔쩍 하제

쪼매만 있으면 여행가는디

참말로 아들  기 죽겄네

 

히야- 시계가 고장났디

이게 머꼬 빛이 안난디

시계가 갑자기 빛이 사라지고 그랴

수리점 가자꼬? 됐다 치아삐라

맘 바뀌었데이 괘안타

그깟 빛 안나면 어떻고

 

히야- 시계가 시간이 멈췄데이

이제 이 시계도 치아뿌고

안쓸란다 히야가 가지라

내는 이제 새 시계 찰란다

좋은 직장 얻어 돈 많이 벌어서

억수로 좋은 시계 찰기라

 

히야- 새 시계 샀디

이제 내 시계랑 히야 시계 바꾸자

요즘은 낡은게 유행한다네

히야- 와서 가져가라 닦아놨디

여기다 두고 갈끼라

모쪼록 다시금 시계 고맙데이

 

이름

 

전쟁터에서 돌아온 그에게

수 없이 많은 별을 넘기리

빈 하늘을 바라보며 원망은 없으리

 

방 구석에 탁하게 가라앉아

혜성에 남은 빛에

진취적인 그녀의 모습을 그리네

 

잊혀질때 즈음 점선을 그리듯

형식을 갖춰서 그녀에게 다가가

이름 한 글자를 지우지 못하네

 

할머니와 김밥



이른 아침이라기도 뭐한 시간 즈음

아침 햇살에 고소한 향기를 뿌리네

새싹 틔운 방문 손잡이가 시큼하니

곱게 문 열고 주방 한구석을 먼저 보네

고스란히 할머니는 찬바람을 돌돌 말아

단무지마냥 시원스레 김밥에 넣네

 

청아하고 달달한 냄새에 이끌려

한줄 우걱 들이밀어서는

목구녕이 꼴 좋다며 막혀버려서

할머니가 걱정하는 만큼 물을 마시네

여느 새들마냥 밥알을 훔쳐먹어두고

안 방 문 여닫는 소리에 대충 젓가락을 드네

 

애써



애써 발버둥침에 무슨 의의가 있느냐

애써 기름에 불 붙여 무엇 하느냐

옛정 기억으로 붙잡아봤자 떠날것

애써 목덜미 붙잡을 필요 있느냐

 

자취 잃고 흩날리는 그녀에게는

무엇 하나 애써 해준것 없을

그저 옛정만으로 시들어가네

 

애써 그저 애써도 봐도

잊을려 하면 다시 떠올라

애써주지 못해 안타깝네

그럴거면 애쓰지 않아도 됐건만

 

새싹

 

허 참 푸른 날일세

이런 날에는 새싹 틔우세

파란을 거친 씨앗만을 골라

해질녘 노을 방향으로

이른 아침부터 새싹을

아무도 모르게 틔우세

 

하 참 푸른 날일세

이미 늦은 새싹 틔우세

늦었음에 감사함으로

달빛 물든 노른색의 씨로

해가 지기 임박했을즘

별을 깨워 새싹 틔우세

 

실명 : 전수빈

E-mail : fight66080@naver.com

HP : 010-5764-9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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