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 간밤 외 4편

by 유현 posted May 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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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밤하늘에 붉은 소나기

팝콘과 함께 튀겨야지

바다에 가라앉은 강냉이

소금끼에 짭쪼름해지겠어

코를 찌르는 비린내

시큼한 달빛을 뿌려볼까

텁텁한 모래알들은 어때

아냐 목 맥힐지도 몰라

파도거품 물고 쓰러지자

간밤에 취해봐야지​



폐지 줍는 학생

 

학생들의 등은 굽었다. 모두 땅바닥을 보고 걸어간다.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든 말든, 케케묵은 꿈이 매연처럼 날아간다. 왜 꿈이 없니? 교문 앞 선생들은 소리친다. 학생들은 어쩔 줄 몰라 저마다 끌고온 리어카를 뒤져본다. 그러나 페지들만 한가득이다.



독사와 키스

 

붉은 뱀이 내 목을 타고 올라와 꽈리를 튼다. 오돌토돌한 내 목뼈를 쓰다듬으며 실로폰연주를 한다. 파르르 떠는 비늘, 부스럼. 붉은 꽃잎이 떨어진다. 뱀은 꽃잎을 물고, 나도 꽃잎을 문다. 비늘끼리 맞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흩날리는 꽃잎들. 토해내는 천수화.



눈물​
야트막한 새벽, 할머니의 주름살에 이슬이 내려앉았다. 밝아오는 태양 등지고 길어져가는 제 그림자 보며 한숨쉰다. 닭이 아침을 마시면, 꼬끼오 총성같은 장군의 목소리가 기억난다. 눈망울에 도축장이 비쳐보이던 송아지의 울음. 맺힌 이슬은 아침이 되어 사라지고, 자국만이 깊은 주름을 더 깊게 팰 뿐이더라.


약탈


고개 숙인 갈대밭, 파도가 출렁이고

고동소리 울려퍼져 허수아비 닻을 올린다

바람이 기울면 해적떼가 날라들고

가진 것 없는 우리는 목숨을 내놓는다





이   름 : 유 현

e-mail  : finedust0609@naver.com

연락처 : 010 - 7593 - 0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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