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 낙엽이 지기 전에 외 1편

by 자제일 posted Aug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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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지기 전에

    자제일

 

하얀 눈발이

나의 밭을

어지럽혀도

 

네가 그 눈밭 안에서

행복할 수 있다면

내 밭 위에 눈쯤

기꺼이 치우지 않으리

 

물이 흐르는

모양새에

내 눈이

어지럽다만

 

네가 물과 함께 어우러져

내 눈동자에 아른거려 준다면

내 기꺼이 어지럽혀져 있으리

 

매미 우는 소리에

내 귀

어지럽지만

 

그 낭랑한 목소리로

나의 귀에 속삭여 준다면

나 기꺼이 어지럽혀져 있으리

 

그래도 끝내

네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낙엽이 지기 전에

봇짐을 챙겨

저 산을 넘어가

널 찾으리라



반추

자제일

 

너는 너무 멀리에 있었고,

나는 네 발치 어딘가

손가락 하나 겨우걸쳐

너를 따라가고 있으니

고개를 내려주지 않는

너의 굳건한 목이

한 번이라도 움직여준다면

나의 모든 것이

녹아내릴 듯 하다

내가 전심을 다해 너에게

올라가고 있는 걸

너는 모르는 듯

아니

모르는 척 하며

애써 외면하는 것도

힘든 일일텐데

정인을 힘들게 하는

나라는 사람은

언제쯤에야 이 짓을

그만둘 수 있을까

곱씹고, 곱씹으며

오늘도 너에게 매달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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