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창작콘테스트 / 시 부문 응모] 각성제 외 4편

by 조영제 posted Aug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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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제


하늘이 내려준 축복된 어둠만이
긴 잠적 끝에 나를 에워싸고
왠지 모르게 초라하게 느껴지는
나의 모습 속에
점점 짙어만 가는 어둠


그리고 고독


끊어진 기타줄의
잔 여음만이 나의 가슴을 찌르고
허공을 돌아
내 가슴 속 긴 한숨으로 흐르는데


깨어날 줄 모르는 잠속에서
밤은 당신의
꿈만 엮어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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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놈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을 희망하는가
무슨 변화를 원하고
어떤 내일을 꿈꾸는가


나이만큼 빈번해지는
너의 상념 속에
무너져가는 나를 본다
실행 없는 너의 주둥아리에
썩어가는 내 육체를 만진다


결심했던 오늘은
한숨 쉬는 내일을 주고
딱딱하게 굳어가는 심장은
아직 헐떡거리며 나를 본다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을 희망하는가
무슨 변화를 원하고
어떤 내일을 꿈꾸는가


세월만큼 커져만 가는
너의 넋두리 속에
쓰러져가는 나를 본다
외면하는 너의 몸뚱아리에
썩어버린 내 육체를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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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나무는 하늘을 봤고
꽃은 바람에 몸을 맡겼다
구름은 산 위에 머물고
강물은 바다와 만났다


사랑은 설렘을 낳았지만
어느덧 밀려온 이별은
내게 눈물을 배양하는구나


나무는 푸르름을 잃었고
꽃은 더 이상 웃음짓지 않는다
산은 대화를 거부하고
바다는 모질게 강물을 외면한다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술에 묻어보지만
되살아난 추억은
내 심장을 도려낸다


그대, 그렇게 가고
내 영혼 이렇게
피멍 들 줄 알았다면


나 행복하지 말았을 것이다
그대 담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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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


어두워서 어제였음을


후회 없는 날숨처럼

숨가쁨은 기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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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약


똑똑똑
아쉬움은 없습니다


똑똑똑
서운함은 남습니다


많이 주고 배려했기에
커져버린 욕심이
통증으로 다가옵니다


의미도 모른 채
습관처럼 내뱉는
앵무새가 야속합니다


톡톡톡
지나온 시간은
혈관을 훔친 바늘과
무덤 속에 묻었습니다


톡톡톡
첫눈을 기다리는
소녀의 뛰는 가슴으로


톡톡톡
새로운 날에 인사합니다
앳된 얼굴을 축복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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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명 : 조영제

e-Mail  : bigtooth@naver.com

H.P      : 010-3345-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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