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동행 1~5)

by 신통한다이어리 posted Aug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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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1


오늘부터

나의 이름을

비워두기로 합니다


이 여백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바다


몸을 맡겨본다.


어떠한 상처도

남아있지 않을 것 같은 파도,

어떠한 상처도

남아있지 않을 것 같은 바람.


그러나 오늘부터

나의 이름은 비워집니다

언제나 오늘부터




동행·2


- 술취한 자가 술에 취한 것도 모르고

술에 취해 웃고 있다

난 술취한 자가 왜 웃고 있는지도 모르고

술취한 자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술취한 자는

그래도 웃고 있다

나는 숨을 멈추었다



오늘만이라도

살아내어 보자

누구에게나 있을지 모를

찬란한 하늘의 꿈,


화사하게 시들고

바람마처 세찬

터엉 빈 바다로 달려

사람들의 숨소리 느껴지는

생채기라도 내어


하루를 지키어내는

저 고운 하늘 저 고운 바다 저 고운


바람이 불러내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살아내어 보자

어쩌면

여엉영 끝나지 않을지 모를.


(사람들은

새벽빛 불어오는 오늘을

내맘대로 걷고 있다)




동행·3


- 바람이 불러내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오늘은

새의 날개를 접어

흰 빛 날리는

너무너무 화창한

꿈이었다


햇살 달려

너의 곁에 가 닿으면

오후의 나른한 한숨 쉬어본다.


날개짓은 멈추지 않고

오늘은

흰 살촉 날리는

너무너무 화려한

꿈이었다




동행·4


- 떠나지 않는 것들은

내일에 있다


오늘이있었더라면

나는 숨을 쉬고 싶어

안달한 사내애 하나

문득

내일로 달려간다


열려진 창문 네모난 바람이

마치

꿈인 듯 싸늘하다 어제와

함께 있는 여름은

반가운 소식이라도 검은

구름 드리우고


바람은


안달한 사내애 하나 데불고

내일이란 종착역에 도착해 있다




동행·5


- 오늘만이라도

살아내어 보자


술취한 자의 숨소리

가슴 가득 고여오면


무엇이 그리도 괴로운지

꺽꺽대며 시대를 토해내듯


쏟아내는 오물덩이들

말을 잃은 "나"란 놈이

허우적대고


보이지 않는

오만한 자의 주먹

우우욱- 술취한 자가


벌러덩 누워 잠을 잔다

오늘을 살아내었다는 안도감에


새근새근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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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http://blog.yes24.com/helpme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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