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랑은 우울한 2. 소원 3. 잡음(雜音) 4. 그물 5. 미소라는 차가움 6. 또한 7. 그냥
파랑은 우울한
지나칠 정도로 차분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와 나 사이의
유일한 일렁임은
바다를 이루는 파도 그리고 나를 이루는 마음들
무엇이 나의 마음들을
이토록 일렁이게 하는 것인가
저 파도들일까
혹은 바다의 색이 파랗기 때문일까
그녀가
석양의 잔광을 가득 머금고
파도를 흔들어 댄다면
조금은 덜 일렁일까
소원
별똥별을 보며
생일 초를 불며
새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며
빌었다
행복한 일이 가득하게 해달라고
어제는 빌었다
행복한 일이 가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루기엔
이것이 더 빠르단 것을 알게 되었기에
잡음(雜音)
나의 일상을
앗아간 것들
나의 이상을
앗아간 것들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언젠가는 알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 어리석은 생각을 머금은 채
꽤 오랜 여정을 달렸다
그곳에 도착했고
그것을 붙잡을 수 있었다
나의 손길에
뒤돌아 마주한 것은
다름 아닌 나였다
그물
무작정 바라는 것이
기대가 아니다
관계 속에 살고 있다면
그 사이에서 최선을 다해 치여 보았다면
알 것이다
기대는
최대가 아닌
최소의 표현으로 충족된다는 것을
그 기대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조차 사라질 때
우리는
침묵이라는 것을 한다
미소라는 차가움
인상이 차갑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많이 노력했다
혼자 거울을 보며 웃어보기도
길을 걷다 괜히 미소 지어 보이기도
내가 알게 된 것은
두 가지이다
이렇게 밝게 웃을 줄 아는
사람인 줄 몰랐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쉽게 가면을 쓰면
안된다는 것
또한
나에게
낭만주의를 그리게 해 준 것도
나에게
사실주의를 깨닫게 해 준 것도
모두
그대들 덕분이니
나 어떻게 함부로 마음을 먹을까
그냥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도 안고 태어난다
더 이상 감내할 것이 어디 있다고
끊임없이 더 안고 살아가려 하는가
그저 놓아가며 살아가도
충분한 그대의 삶이다
이름 : 황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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