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맹목적인 사랑을 받고 싶었다.
나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을 찾고 싶었다.
내가 슬플 때 대신 슬퍼해 주고,
내가 아플 때 대신 아파해 주는,
그런 사람을 찾고 싶었다.
바다와 같은 어머니,
땅과 같은 아버지,
다만 우주만큼 넓은 내 공허의 앞마당에
퍽퍽한 마음 새로 단비를 기다렸지만
그 무엇도 내리지 않아,
나는 여전히 이곳, 이 자리에.
돌이켜보니 불현듯이 떠오르는,
언제나 꿋꿋이 나와 함께하는 사람이 있더라.
슬플 때 같이 슬프고
힘들 때 같이 힘들어도
찢어지지 못하고 한평생을 함께하는
나, 나야, 너는 나야.
너만이 나를 가장 맹목적으로 사랑할 수 있으니.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더는 그 무엇에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너는 이미 그 무엇보다 사랑스러우니,
변하지 않아도 우리는 참 아름답다고.
나야,
나는 너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