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by 루씨 posted Nov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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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이 정임


이른 아침

제 속에 감아 두었던

실을 풀어

새 집을 짓는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황금의 비율로

자연의 섭리를 담는다.


바람만이 살아가는 집

그 끄트머리에

오도카니

흔들림없이

그를 기다린다.


제 어미의 살을 파먹고 태어난

그 때부터 허기진 욕망

생명의 꿀 맛을 보려고....

한번만

한번만

흔들리기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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