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어난 너라는 꽃
돌풍을 견디고 살갑게 피어난
너라는 향기를 머금은 꽃.
그 향기는 내 몸으로 들어와
설레던 기억을 소생해주고
내 눈앞에 놓여
너를 형상화 한 연기를 피워주고
사과 한입 베어먹은 달콤한 향이
날 피게 해주었지.
날 발하게 해준
피어난 너라는 꽃은
날 향기나게 해주었지.
2.이 길에 멈춰선 너는
이 길을 가려는 너는
캐지 않은 다이아몬드와도 같다.
이 끝에 서 있는 너는
날기 위한 연료와도 같다.
이 길에 돌아선 너는
밤사이 맺힌 이슬과도 같다.
이 길에 멈춰선 너는
산골짜기의 시냇물과도 같다.
그 모든 게 다 너다.
네가 아니고서야 그럴 순 없다.
내 그림자도 너다.
3. 임. 임!
임.
꽃다발 안겨주신 나의 임.
임!
내 생의 반을 짊어준 나의 임.
임.
처음 절 올리던 날을 기억하시는지요?
임!
아직도 절 올리는 나를 임도 아시는지요?
4. 비애의 눈물
들꽃이 화려하게 발했는데
어째서 눈에 물이 고일꼬.
저승의 신이 놓아준다는데
어째서 좋지만은 않을꼬.
황천길 쓸쓸함을 달래주겠다는데
어째서 마음은 아플꼬.
강 건너가고픈 가면 될 것이지
어째서 발이 떨어지지 않을꼬.
이 마음이 뭐길래
날 자꾸만 붙잡을꼬.
5. 한 편
기억하는지
벚꽃 아래 핀 민들레를
기억하는지
민들레 속 핀 하얀 목화를
세상에 없는 어여쁜 이름을 지어주고
바람에 불어 날렸는데
그 장면을 기억하는지
그 눈발을 기억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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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박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