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시부문~ 구름아 외 2편

by 바위섬 posted Nov 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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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아

 

                          이태열

 

구름아

밤새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가던 길 멈추고 다들 모였을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게냐

 

길이 막혔더냐

사고라도 난 게야

어찌 드넓은 하늘 덮고

대낮을 어두움으로 만들고 있는 고

 

술이라도 먹고 싶은 게냐

아니면 먼 설움 많아 울고 싶더냐

무거운 짐 다 풀어놓고

목 놓아 한이라도 풀고 가렴

 

한 점 남김없이

다 솥아 붓 거라

맑은 하늘 보일 때까지

구름아 하늘은 네 꺼가 아니란다

 

 

 

 

김장

 

                      이태열

 

땀과 정성으로 키운

무 배추 고추들아

오늘은 뭉쳐야 산다

배추를 중심으로 한 몸이 되어라

 

밤새 소금에 기를 다스리고

튼실한 무는 채로 썰어진다

마늘은 곱게 다져

사랑과 감사함이 준비되면

 

배추 잎 사이사이

골고루 섞여 하나 된다

김치 통 속으로 자리 잡고

한숨자고나면 너에 세상

 

자식과 형제들 웃음소리

내년이 든든한 하루여

아낌없이 나눠주고 챙겨주고

농부에 발걸음 고맙소이다

 

 

 

 

광어

 

                  이태열

 

 

나를 만나고 싶거든

욕심 버리고

선한 마음으로

목숨 찰 때까지 드오라

 

파도 따귀 두어 대 맞고

소금 짠물 한 모금 마시면

광어 한 마리 내어 주리라

세상사 공짜가 어디 있다더냐

 

바다를 육지로 끌고 나오면

그물 사이로

바다는 다 빠져 나가

선물로 꽃게와 광어를 주신다

 

바다가 잠들 무렵

개똥벌레 이마에 붙이고

깊은 바다 속으로

광어 훔치러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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