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잠든기억> 외 4편.

by YHR posted Dec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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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기억

 

사실은알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멀어지면 곧 추억이 되고

조금 더 멀어지면 잊게 된다는 것을요.


나는 잊는 것이 두려웠지만

앞에 놓인 갈림길 앞에서

가끔 되돌아가 만날 수 있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아직 잊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감정과 두려움은 이미 깨끗이 사라지고

이제는 그저 기억하고 있을 뿐입니다.

 

혹시 다시 마주 칠 때는

그저 웃으며 지나가는 표정이거나

처음 뵙겠습니다그런 인사를 하게 될 까요



당신의 이야기

 

어쩌면 세상사람 모두가 등을 돌린 이야기

어쩌면 작은 행동 하나 주목당하는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아무도 관심 없는 이야기


누군가는 이뤄 놓은 게 많아서 두려움에 더 쓸 수 없는 이야기

누군가는 펜을 잡을 힘조차 떨어져 포기해 버린 이야기

그건 분명한 당신의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 속에 있는 표현으로

당신이 지금까지 써 왔던 방식으로

부디마지막까지 써내려가기를.



해와 바람

 

어느 날에는

사는 게 즐거워서 사는 것이 아닌

그저 날씨가 좋아서,

그저 공기 냄새가 좋아서,

가끔씩 불어오는 별거 아닌 바람 소리가 좋아서,

그래서 살 수 있었던 것을

왜 그리 오래 잊고 살았나.



기도하는 사람

 

너의 가장 어두웠던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다.

너의 가장 밝은 소원을 포기하게 만들고 싶었다.

네가 언제나 곁에 있길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오늘 밤 하늘에는 지다 만 노을이

산등성이에 걸려 밝게 빛나고 있으니까

낮은 밤거리를 따라서 그쪽으로 걸으려 한다.



여기까지

 

나를 아프게 만드는 것은

당신의 칼날 같은 시선이 아니고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은

당신의 약점을 찌르는 특유의 말버릇도 아니며


나를 일어서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당신이 가끔내 뺨에 무겁게 짓누르는 손바닥도 아니다.

 

여기서 더 불행해지지 않을 거란 믿음은

나를 가장 아픈 사람으로 만들고

나를 가장 괴로운 사람으로 만들었으며

나를 일어서지도 못할 좁은 공간으로 밀어 넣었다.


바로, 여기까지

그리고 바로, 여기서부터



-Y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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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 sheep560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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