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무제> 외 4편

by MosesKim posted Dec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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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제-1


몇 번을 보아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혹은 내가 그려러고 굳힌 마음인지

자신의 언어로는 말할 수 있다

자신의 마음에 소리을 못 박아놓을 수는 있다

그런데 정녕 그것이 밟혀서 나는 것인지

밟아서 나는 것인지

아니면 밟으려 의도해서 나는 소린지

도통 소화를 할 수가 없다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세상에서 숨기고 싶은 것인지

문지방 애매한 공간에 발을 올려다놓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해 관심의 부족을 

표현하는 것인지

나는 알 수가 없다

그들이 무언가를 향해 있다는 확신도 없다

늘 그렇듯이

어떤 이야기를 히고 싶으면서도

뭔가를 버릴 수는 없단 말인가

그들은 무엇일까

우리일까

너희일까



무제-2


한명의 사람은 우주보다 더 넓다

그 안에 수많은 존재와 물음들이 떠다니며

정해진, 혹은 그렇지 않은 궤도를 따라 도는데도

서로 만나기가 어렵다

각기 다른 모습의 행성들처럼

사람의 속에도 그와 비례하는 행성들이 있다

알고 있는 것

알지 못하는 것도

그것들은 존재하며 답을 찾기 위해 궤도를 돈다






무제-3


행복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나?

그러면 그 돈을 벌기 위해 계속 아프고 

수고해야 하고 싸워야 하고 이기적이어야 하고 

남을 짓밟아야 하고 교만해져야 하는 것인가?

행복은 일시적인, 나만의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른 이의 행복 없이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을 우리가 잘못 보고 있지는, 

잘 못 보고 있지는 않는 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행복이란 말은 인간의 욕망에서 

생겨난 이상의 말이 아닐까?

행복의 기준은 내가 세운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들로 인해 세워진 것인가?

아니면 그저 유일신에 의해 툭 던져진 

보지 못 할 물건인 것인가?

난 그저 이 주제 하나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내게,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책임감 없이 던지고 

싶지는 않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 중 무엇이 

진정 가치있는 것일까?

그것을 깨달았다면 그 가치는 영원할 가치인가?

시대의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진리는 

준비되어진 자들에게 주어졌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양면의 세계에 살고 있다.

어쩌면 판도라의 상자를 찾고 있는 이들, 

어쩌면 그것은 내가 될 수도 있다.

참 복잡하다 내가 알아가고 차지하기에는 

너무나 어렵다.

한 번 가면을 쓰면 벗기 어렵다.




무제-4


방 안에서도 들리는 밖의 소리가 너무 무서워

실제로 마주하게 될 소리들의 형체를 홀로 상상해 

그럴수록 내 방의 커튼은 점점 드리워지고

빛을 삼켜버리지

마주 대할 수 있는 용기가 나지 않아

공허하게 느껴지는 마음에

소용돌이처럼

파도처럼

소리들이 들어와 가득 채운다

아무리 외쳐봐도 나는 두려운데

아무리 소리쳐도 그대로인데

이무렇지 않고 싶은 마음인데

채워지지 않으니

그 소리들로라도 채워야지



무제-5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

기계적으로 흥얼거리는 사랑이 주제가 아닌

가벼운 휘날림이 아닌

나 말고도 누군가가

가슴속에 간직할 수 있을 만한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멋부리지 않고

인위적이지 않고

거짓되지 않고

그저 그렇지 않은

품고 살아갈 만한

깊고 맑고 넓은 글

그런 글을 쓰고 싶다

그대로 남을 수 있게, 그럴 만한

그대로의 글을



김찬수

kimchansoo28@gmail.com

0109107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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