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민, 놀이터외 1편

by 덜깬꼬마 posted Dec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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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휘청거리던 그네가

삐걱 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 멈춥니다.

 

미끄럼틀을 깨끗하게 닦아주던

아이들의 바지걸레가 사라져

이제는 반짝거리지가 않습니다.

 

이 자리가 웃음으로 가득 차던 때는 어디가고

아무도 찾지 않는,

오로지 늙은이를 위한

그런 곳이 되었습니다.

 

아니, 이곳을 가득 채워주던 우리 어린이들이

나이가 든 것뿐이겠죠.

 

나는 그때가 그립습니다.

 

함께 두꺼비집을 차곡차곡 쌓고,

한 그네에 두명 이서 올라타

노래를 부르며 날아오르던

 

달리면서 세상을 배우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순간

 

순간은 지나면

하나의 기억이 된다.

 

그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그 순간은

더 이상 내 앞에 나오지 않는다.

 

순간을 기억하면 추억이 된다고

순간을 추억으로 기억하기엔

너무나도 짧기에

추억을 순간으로 남긴다.

 

추억으로 기억될 영원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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