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
정 소 영
날씨따라 변덕이는 아침
쥐도새도 몰라버린 점심
눈떠보니 그새지난 저녁
쉴틈조차 허락않던 하루
바람처럼 스쳐버린 인생
혼자만의 시간
정 소 영
좋다,
혼자만의 시간
그리고 사람구경
굳이 외롭지 않아도
굳이 돈을 들일 필요없이
혼자만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목적을 갖은채 보고 걷던 거리는
내가 보고 느끼는 거리가 되고
누군가를 위한 기준은
나만의 기준이 된다.
고급식당 대신 편의점
든든한 한끼 대신 간단한 컵라면이라도
좋다,
혼자만의 시간
그리고 사람구경
말(語)
정 소 영
말 한마디,
그게 뭐가 어렵다고
말 한마디,
그게 뭐가 힘드냐고
입만 열면
할 수 있다지만
누군가를 위해 아껴야 하는
말 한마디
오늘도 혼자서 내뱉는
말 한마디
스무살
정 소 영
'몇 살 이세요?'
'스무살이에요.'
스무살,
단어마저 예쁜 이 나이는
나 자신조차 사랑하게 만든다.
비가와도 눈이와도
서툰힐을 신고 발을 삐걱대도
익숙치 않은 정장을 입어도
그래도 예쁘다.
스무살 이니까
면탄(綿嘆)
정 소 영
그윽한 담배향기
한가득한 이 곳에
오늘도 한가로이 즐기고 싶다.
생각은 있지만
없는듯이 살고싶은 오늘
깊은 공기 마시며 한참을 멀리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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