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차 창작콘테스트 - 시 '품'외 4편

by 미솽 posted Apr 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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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무성한, 햇살 좋은 그곳의 그대여

내 당신을 부러워 했었소

연모의 마음을 품었는지도 모르오

 

내 가지들 부딪히는 소리가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내 마음 후빌 때

멀리서 보이는 사그락 나뭇잎 소리

내 당신을 부러워 했었소

 

허나, 이제 나는

바람을 품고자 하여

그 마음 접을까 하오

 

밤이 되면 더욱 깊어지던

춥기만 한 그 계절

나 이제 버리려 하오

 

멀리서 밤하늘을 품은 나를 본다면

그대의 나뭇잎 흔들어 주시오

 

내 가지를 뻗어

그대 있는곳까지 품을 때까지

그대의 나뭇잎 흔들어 주시오

 





 

시간을 거슬러

시간이 계단이라면

그 계단 뛰쳐 올라가

곳곳의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리

 

시간의 문이 있다면

그 문들 하나하나 열면서

때때의 너에게

미안하다 말하리

 

사랑한다

미안하다

 

그 말을 그 시간에

하지 못해어

 

사랑한다

미안하다

 

목이매어

너를 찾아가 말하리

 

 

 

 

 

아버지

 

인생을 돌이켜 보니

내 수중에 든 돈이 한 푼 없더라

자식들 뒷 모습, 자는 모습

안쓰럽더라

 

내 새끼로 태어난 죄

그 죄 내가 다 짊어지고 가리라

 

어찌 이 못난 애비를 만나

별 같은 너의 눈에 은하수를 담지 못하고

흘리게 하는가

내 모습 바로 볼 수 없구나

 

아버지라 불러주는 그 작은 얼굴,

미소만은 끝까지 지켜주겠노라

 

다시 내 수중을 보니

그 미소 내게 아버지라 부른다.

 

   

 

 

 

미움

 

훌훌 털어버리면 먼지처럼 털릴 줄 알고

나중에 치워야지 했던

미움이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어쩌자고 그렇게 미워했을까

다시 안보는 얼굴이야

이제는 끝이지만

이 남은 미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움은 미움을 불러

배가 되고

커진 미움 추억을 불러

슬픔을 불러

내 마음 가장 깊은 곳

울음을 터트린다

 

어쩌자고 그렇게 미워했을까

 

그 미움 지울 수 없나

편치 않은 밤

미움에게 물어본다

 

그 미움 지울 수 없나

 





그대, 바람

 

그대가 분다

그대 머물고 간 자리에

허락도 없이 머문 내 마음 한켠에

그 자리에

바람이 분다

 

아닌 것을 알기에 보내야 했던

그 시절에

덮고 보면 없어지리라 믿던

그 자리에

바람이 분다

 

시린 그대 소리가

사방을 가득 채운다

차갑기만한 그 바람

가득 휘몰아 친다

 


응모자: 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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