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
새하얀 백지 위에 연심(戀心)하는 그대 그리려
새까만 연필심에 혼신(渾身)을 다하여 그대 그려 보네
그대 그리운 나의 마음처럼 나의 연필심도 거칠게 흔들리네
백지 위에 그대 모습은 나의 슬픔에 젖어 형체가 흐릿하네
그리운 마음 감추려 연필을 내려놓고 젖은 눈 감아보니
그리웠던 내 마음만큼 그대 모습 이제야 선명히 그려지네
꺾이다
이제 많이 꺾였구나.
나무 가지 꺾이듯
겨울의 그 기세도 꺾였구나.
난춘(暖春)이 어찌 따뜻함 뿐이겠느냐
한각(寒覺)을 버티고 소중한 것들을 떨어뜨리니
꺾이고 상처난 자리위에 태어난 꽃의 위로가 있어
오늘의 난춘(暖春)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임을...
응어리
작은 것부터
일단 뱉어내자
크게 한숨을 들이쉬고
망설임 없이 뱉어보자
삼키고 참아낸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눈물이든 고함이든
가지지 말고 뱉어라.
시인(詩人)
참으로 나는 무지(無知)하구나
시선(詩仙)들의 시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을 보는 나의 시선(視線)은
참으로 무지(無知)하고 경미(輕微)하구나
따라 쓰고 그들과 같아 지려고하는 꼴이
꼭 도시인을 따라 빌딩 숲을 헤매는 원시인 같구나.
참으로 나도 그들처럼 사림(詞林)속에 살고 싶구나.
저 파도처럼
파도가 치고 가는 건 단 한순간이네요.
파도가 지나간 모래 위에 남은 물결선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다른 파도가 지우고 가네요.
슬픔도 스쳐 가는 건 단 한순간이길
슬픔이 지나간 마음 위에 남은 그리움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다른 추억으로 지워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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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