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향해 뱃고동이 울리다
공허함은 기분 탓일까,
메아리조차 돌아오지 않고
바다는 아주 깊어 심해 속은 어둡지만
수면 위로 보이는 건 빛나는 별들
바다에게 소리친 배는
미안한지 바다를 위로하고
내일이면 다시 또 바다를 향해 고함을 지른다
<독서실에서>
작은 공간 속 끔찍한 적막에 적응되면
서서히 잊게 되는 나 자신과의 싸움
언제부터 일까
아니, 언제까지 일까
나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알아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내 옆에 있는 것이라곤 쓱 삭이는 샤프의 노랫소리와
인터넷 강의의 소리 없는 아우성
<그대가 어디에 있든지>
공간과 상관없이
그대를 사랑하겠소
그대가 맑은 하늘이라면
나는 솜사탕 같은 구름이 되어 당신 품에 안기겠소
그대가 시원한 시냇물이라면
나는 마중 나온 송사리처럼 그대 속을 헤엄치겠소
그대가 푸른 들판이라면
나는 한 그루의 소나무가 되어 몇 년이고 그대 곁을 지키겠소
그대가 어디에 있든지
<담배 걸린 날>
매일매일 피워온 꽃 한 송이
이 꽃이 꽃다발이 되기까지
나는 무엇을 했을까
시들어가는 내 몸
메말라가는 내 정신
내 몸에 밴 꽃향기가
빨리 사라지길 바라며
이 꽃을 꺾는 날이 반드시 오기를
<반성>
항상 고독함에 취해
내가 무얼 해야 하는지도 잊은 채
당장 앞에 있는 현실을 피해
피울수록 점점 상해 가는 나의 폐
언젠간 내게 이런 일이 닥칠 줄 알았으나
눈 감고 외면하며 하루를 보내는 나
언제까지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가
내게 주어진 시간은 왜 이리도 의미 없이 흘러가는가
성명 : 김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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