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차 창작 콘테스트 시부문 공모 여좌동 여좌천 외 1 편

by 마태오 posted Jan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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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종 일


      여좌동 여좌천


  이름하나 없는 실개천 양쪽에 여명리와 좌천리

  그만그만한 동네 아이들이 물장구치다

  언제부턴가 수즙어 얼굴 붉히고 그러다가 눈치 보더니

  어느날 여좌동 여좌천을 낳았네

 

  돌멩이 깍아 바닥 고르고 푸른 이끼 치장하고

  피래미도 쉴수있게 따스한 햇빛 몸 녹여

  꽃잎 싣고 물 줄기가 흐른다

 

  여좌천 양 둑 줄 세운 벚나무는 고목이되고

  이제 힘에 겨워 서로 팔장 끼고 버티는데

  이른 봄 흐드러진 꽃잎

  떨리는 손 놓아 떠내 보내는 잎새들 방황하고

  길바닥 뭉개져 매몰되는 낙화는 애절하다


   열흘간 산통은 끝나고

   이제사 하나하나 떠나보낸 자국 메워진다

   잘난 척 서둘러 머리 내밀다 내 쳐진 버찌는

   그늘 찿아 맴돌다 世故속에 빠져든다


   멈칫, 이내 버찌 하나 입 맞춘다



          내수면 호수 풍경


    장복산 젖줄 넘칠 듯 품은 내수면 호수

   햇빛 실은 실바람 수채화를  그린다

   왕버들  늘어진 가지 거울빛 물속에 자태 뽐내고

   먹이 놓인 산까치 소란스럽다

  

  잉어때  모여들어 내뿜는  숨결이

   동그라미 잔물결에 나부끼는 잎새 위를

   원앙새 두마리  앞 서거니  뒷 서거니


  늘어진  벚나무  그늘  변두리 길을 지팡이  짚고

  쉬엄쉬엄 걷다말다 그래도  세 바퀴는  너끈히

  가슴 펴  쉼 호흡하고 나면  살 것 같은  기분이다


  인공섬  높은  가지에

  백로 한  마리 그만

  이제 목  내리고  덩그러니


  인기척에  잉어들  군무(群舞)하다

 찰칵! 찰칵! 소리에 눈 흘기더니

 꼬마화가 눈총  맞아  가다말고  포즈를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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