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다
조수미
이 겨울,
너의 팔을 두르고,
너의 손을 꼭잡고,
너와 나 사이에 오가는
따스한 마음만으로
하이얀 눈꽃이 녹아내리듯
나 또한 녹아내리겠네
만일 모두녹아 물이되어
내가 그 물에 잠기어 버린데도
후회 하지는 않겠네
순백의 계절이 지나 꽃이피면
너와의 기억들 에도 꽃이 필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므로
꿈봉오리
조수미
어느 잎사귀를 먼저 내야할까
누가 내 잎을 떼어가면 어쩌지
안절부절 하다가도
내옆 오랫동안 향기뿜는 로즈마리.
내가 지상위로 올라갈수록
그 향은 더욱 짙구나
나는 싹을 틔웠다
내가 꽃피는날,
나는 저 로즈마리를 대신해
이 꽃밭에 향을 내리라
큐브
조수미
널 내 옆공간에 채워넣고싶어
내 마음은 이렇게나 급한데
너는 너무 멀리도 있구나
안되겠다, 내가 너의 옆으로 갈게
옆에남자, 또한 내가 해치워 줄게
우리가 만나게 되는 날,
많이도 닮았을거야
내가 너에게 조금씩 맞추어 갈거니까
식후땡
조수미
한 까치 두 까치 세 까치
여기저기 잘도 날아가는구나
뭉게뭉게 구름빵이되어
비상하다 흩어져 추락하겠거니
뿌연 연기 만큼이나 나는 타들어간다
재가 되어 봐야 알겠거니..
순환소수
조수미
사랑, 이별
사랑, 이별
사랑으로 마치기를
나는 작게 기도 해 봅니다.
아주, 아주 작게 말 해 봅니다.
응모자 성명: 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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