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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30 18:31

바이탈 외 4편

조회 수 263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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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탈

 

숨을 쉬는 것 같이 잠깐 차오르는 행복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일직선으로 절망 속에 잠겨 있어야 한다.

 



바이탈 2

 

딸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넘겨주며 문득 찾아오는

딸이 놓쳐버린 풍선에 대한 생각

하늘로 끝없이 흐느끼며 날아가다 이윽고

소리를 내며 터지는 풍선에 대한 생각

그 생각을 바늘을 들고 계속 찔러보아야 한다.



 

공장 언니 1

 

1

스무 살 때 구로디지털단지 내에 있는 공장에서 일했다

택시의 카드기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우리 층을 제외하고는 다들 정장을 입었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 없는 곳이었다

 

2

어느 날 고시원 옆방에 산다는 언니 둘이 나란히 컨테이너 벨트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원래부터 있던 사람들은 한동안 새로운 사람에게 인사도 잘 하지 않았다

일이 힘들다고 빨리 그만두거나 혹 일을 못 하면 자기 몫이 많아지기 때문에

탐탁지 않아서였다 어쨌거나 그 텃세는 머리 긴 언니와 단발머리 언니 중에 긴 머리 언니로 향했다 환풍구가 없고 창문도 없는 방에서 요리를 하는 바람에 언니의 몸에서는 식용유 냄새가 났다 무엇보다 언니는 어디에 끼워 넣으나 손이 느렸다

 

3

언니는 가불받은 돈을 갚자마자 공장을 그만두었다

 



공장 언니 2

 

단발머리 언니는 스물넷이었고 긴 머리 언니는 스물일곱이었다

긴 머리 언니는 싸구려 화장품으로 얼굴에 독이 올라도 얼굴을 하얗게 했고

단발머리 언니는 단발도 자로 잰 듯이 잘랐다 거의 매일 비슷한 바지를 입고 출근했는데

찢어진 청바지가 아니라 헤져서 안에 있는 분홍색 내복이 다 비췄다

언니 대신에 나머지 사람이 얼굴을 붉혔으므로 언니는 개의치 않아 했다

 

언니는 말이 어눌했고,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달에 한 번쯤 엄마가 돈을 받으러 집에 온다고 했다 마흔 몇 살의 남편에게 소개해준 중매 값으로 돈을 받아가는 엄마의 이야기를 하면서 한숨을 삼키는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뭐라 할까 하다가 입술을 다물었다

 

일은 반복이었고 언니는 맞은편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나는 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리다 숨이 차서 배를 보이고 물위로 떠올랐다




PC방 원시인

 

집이 없는 사람들이 땀 냄새를 풍기며 모니터를 켜고 의자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한 달씩 지방으로 내려가 땡볕 아래 벽돌을 나르고 돌아오는 곳이 집이었다

하얀 얼굴은 없었고 머리는 하나같이 기름졌다

온 짐을 둘러매고 다녀서 가방은 하나같이 부풀어 있었다 짐은 복수이거나 종양이었다 

때문에 PC방 한구석에 언덕처럼 쌓여있는 주인 없는 가방은 찾아가는 사람보다 찾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했다

궁금하지 않았다




성명: 주현

주소 : 서울시 구로구 오류2동 156-112 비전하우스 302호 

전화 : 010-9389-0517

메일 : juhyun3520@hanmail.net

  • profile
    은유시인 2014.12.31 08:00
    공장언니들의 삶이 우리 서민들의 삶을 대변하는 것 같아 마음이 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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