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회 창작콘테스트 공모전 봄이 온듯 외3편

by 퐁퐁 posted Feb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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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 듯

 

문을 열고 들어간다.

싸늘한 냉기와

적막만이 가득하다.

 

환하게 불을 켠다.

그럼에도 칠흑 같은

어둠만이 가득하다.

 

조용히 눈을 감아본다.

누군가가 흐릿하게 그려진다.

 

그녀가 보인다.

세상이 점점 환해진다.

 

그녀가 웃는다.

따스한 온기가 전해져온다.

 

아아, 마치 봄이 온듯하다.


일년 내내 눈이 내리는

겨울왕국의 공주님이

내게 봄이 무어냐고 물었을 때

 

온 세상이 초록색으로

물드는 계절이라고 알려주었다.

 

하얀 세상에서만

살아온 공주님이

내게 봄은 어떻게 생겼냐고 물었을 때

 

작은 스케치북에 푸른 들판과

굴뚝에서 밥 짓는 연기 나오는 집과

동그랗고 따뜻한 햇님과

솜사탕처럼 몽실몽실한 구름과

 

그리고 미소 짓는 공주님을 그려주었다.



즐거운 우리 집


문을 열고 들어간 그 곳은

싸늘한 냉기와

적막만이 가득하다.


환하게 불을 켠다.

그럼에도 칠흑 같은

어둠만이 가득하다.


가만히 눈을 감아본다.

흐릿한 풍경이 물결치듯 일렁인다.


조그마한 식탁이 보인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김치찌개가 보인다.


동그란 밥그릇에 꾹꾹 담긴 맛있는 밥이 보인다.


숟가락, 젓가락 네 쌍이 차례로 놓여진다.


그리고 그 곳엔,


재미없는 농담을 하나씩 풀어놓는 아버지와

깔깔깔 웃으며 맞장구치는 어머니와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야단치는 누나와

밥 달라고 조르는 우리 집 강아지 땡구와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허겁지겁 먹고 있는 내가 있는


시끌벅적한 그 곳은

즐거운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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