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전 : 벚꽃은 눈이 되어 또다시 외 4 편

by 체리블라썸 posted Jun 05,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벚꽃은 눈이 되어 또다시


우리 처음 만난 그 자리

벚꽃이 흩날리며 우리가 만난 그 자리


우리 서로 울던 그 자리

눈송이 흩날리던 우리가 헤어진 그 자리


어느샌가 혼자 찾아온 그곳에

나를 반기는 텅 빈자리


그날처럼 흩날리는 눈송이들

따뜻한 누군가 뒤에 있음을 알아챘을 땐

벚꽃향이 코끝을 스쳤다


그때 그 느낌으로

그때 그 마음으로

그때 그 사랑으로


밤하늘

주변은 빛나는 별밖에 없어서 힘드니

너무나 찬란히 빛나는 달님에 두렵니

전부다 네 앞에서 빛나고 있는데

너만 깜깜히 어두워 무섭니

걱정하지마

넌 밤하늘이니까


마음만은 알아주니까


울지 마 울지는 마 서러워 마 속상해 마

누군가는 알아주겠지 하다못해 너만이라도

힘겨워 마 낙담하지는 마

누군가는 말하겠지 넌 충분히 대단해

할 만큼 했잖아 더 이상 널 몰아넣지는 마

이대로만 있어준다면 되는 거야

그걸로 된 거야

한줄기 빛도 없더라면 쫓아서 찾아내

그것도 안되면 네가 만들어내면 되는 거야


그리움


우리 임은 나 그리워 한번쯤 우셔보았는고

내 얼굴 생각나 밤잠 한번 설쳐 보셨는고

혹여 다른 짝 생기진 않았나 불안해하셨는고


이리 고운 나 두고 먼길 가 기별 한번 없으니 얼마나 원망스러운가

사랑만 속삭여 주신 다한 적은 언제고 뒷짐 지며 먼길로 휑하니 가버리시니

내 마음이 아니 찢어지겠는가


이리도 슬피 우는데 등을 문질러주지는 못할 망정 잘 지내냐 기별 한번 없으시네

가면 나 죽네 하며 붙잡았건만 괜찮다 달래주실 적은 언제고 생사도 모르게 하는고


이 한 몸 몸져누워 쓰러져도 눈길 한번 안 주실 야속한 임을 뭐가 못내 예쁘다고

전전긍긍 그쪽만 바라보며 기다리는지, 내 신세가 서글프네


하다못해 민들레 씨라도 한 줌 쥐어 안부라도 전하라 바람에 흩날려주시지

지나가던 참새에게 인사라도 전하라 일러두시지 그리도 매정한고


이리 나를 못살게 굴어도 내 팔자라 여기며 임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돌아오시던지, 얼른 편지라도 쥐어주시던지, 얼른 안부라도 힐끗 느끼게 해주오


금잔화 빛 거울


결국 떠나셨네 드디어 떠나셨어

임 떠나니 이 방이 이리도 넓고 시원하구나

방에 놓인 금잔화도 기쁜듯 향기가 부드럽고,

밖에 놓여진 종도 따뜻한 숨소리를 내니

이리 기쁠수가 있으랴.


어여쁜 내 가락지 끼고 준 사람 기억도 안나는 거울을 들고

내 몸이나 치장하여 새로운 내 짝 찾아 나서리.


헌데 거울이 왜 이러는지 내 모습을 비추지 못하고 다른이만 비추는가

내가 이리도 웃고 있거늘 너는 뭐가 서러워 뚝뚝 울고만 있느냐

내가 기뻐 들썩이거늘 너는 왜 가냘프게 흐느끼기만 하는냐

함께 한날 생각 안하고 깨버리기 전에 뚝 그치거라, 꼴이 보기 싫다.


방은 이리도 서늘하건만 왜 거울에 김이 맺혀 물이 흐르는지

비춰진 이가 누군지는 몰라도 다시는 내 앞에서 흥청맞게 울지를 말아라

그럴바에야 그저 내말이나 좀 들어보고 가거라


고운 내손 보고 곱다며 쓰다듬어 줄때는 언제고 이제와 주름지니 놓아버린 그 임을 아느냐

고운 내 얼굴 쓰다듬으며 따듯하게 웃어줄때는 언제고 이제와 못났다며 고개를 돌린 그 임을 아느냐


그 못된 임이 드디어 떠났으니 얼마나 내 기쁘겠는가

얼마나 또 행복하겠는가.


나는 슬피 울어

할 일 없으니 걱정은 또 말거라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아, 그러니 너도 뚝 그치고 기뻐하여라



진소희

s2731s@naver.com

01034198519




Articles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