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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짓눌러 불거진 풍선은 터져버린 지 오래, 발목에 차오르는 물이 눈을 가리기 전에 보이지 않은 것은 자취를 잊으려던 이끼다. 잊어도 미처 긁어내지 못한, 두 종의 물고기는 하늘로 풍선을 수몰시켰고, 호모 루덴스는 물렁물렁해 터져버릴 것 같은 물풍선으로 아슬아슬한 저글링을 한다. 연소하는 불꽃은 1,400, 따뜻해 타는지도 모르는 심지 불은 가장 어두웠고, 발화점도 아닌 것이 세상을 노란색으로 그을리더니, 하늘이 끓었다.

 

 기다림이 간과한 것은 이끼다. 통곡하는 사람 뒤로 어머니는 멍하니 넋을 놓고 있었다. 까만색 옷과 넥타이를 어색하게 입은 동생의 볼에는 솜털이 보송했다. 누가 놓았는지도 모르는 12개의 향초는 냄새를 뿌리며 사라져간다.

 

 온기가 있었기에 시들해져 가는 바람이라도 나는 그저 좋았다


깨부수기

 

 

그림자가 묻어있는 벽을 멍청하게 바라 보고 있다 누군가 다가와 악수를 청하기에 위로 올려다보며 고개를 저었지만 오른손이 다시 내 손을 원한다 잡으려던 사이 그는 내 뒤로 사라졌다 그도 자신의 그림자와 마주한다 또 다른 사람을 안주삼아 손을 내민다 왼손은 칼을 쥔채 뒤로 숨기고 있었다 반복된다 반복할수록 벽은 더 쌓아져만 가고 그림자는 기울어진다 뒤를 돌아보니 길이 있다 계속 가 보아도 텅 비어있다 위를 올려다보니 하늘은 어둡고 세어볼 별 하나 없다 뒤로 돌아섰다 그림자는 모두 사라지고 내 손 하나 남아있다 


 

잔에는 술이 가득이고

소주 병은 빈병이다

가득 따라진 잔들을 재떨이에 부어버리고

취기로 붉어진 얼굴들을 바라보며

쉼 없이 말을 내 뱉는다

욕을 한다

 

눈을 부릅뜨고 핏대를 세운다

좁은 화장실 거울 속 나에게

찬 물로 몸의 땀을 씻어내린다

머리를 잡아 쥐어짠 후

내가 집은 옷이 수의인걸 알았어도

젊음을 커터칼로 그어버린다

찢어버린다

젊다 보다는 어려서

 

넝마가된 수의를 입으면

얼굴 가죽 비틀어 웃고

왼손을 내밀며 악수하고

먼지에 새기고 그림자를 입으로 분다

 

 

숨죽임

 

문을 열자마자 풍기는 담배 냄새

비상구의 빛이 비추는 계단

불을 붙이기도 전에 멈칫한다

 

중년 남성의 울먹인 전화 통화

내가 앉아 있는 계단 아래

난간에 기대 몰래 지켜본다

 

새벽 빛이 그의 신발만을 비춘다

휴대전화의 빛은 얼굴을 드러낸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들리는 단어는 딸, 병원 뿐

귀를 귀울여 본다

금방이라도 터질것 같은 울먹임에

나는 고개를 떨군다

 

아저씨는 병상에 누워있는 딸을 생각하며

계속 줄담배를 태운다

손잡이를 조심스럽게 돌리며 비상 계단을 나간다


달을 꺼주세요

 

 

 

이불을 싸매고 웅크려 있어요, 전기 끊긴 어두운 집, 내 방을 밝게 만드는 달빛을 하나님이 계신다면 꺼주시겠나요,

 

또 소리가 들려와요, 처음에는 대문을 걸어 잠그는 소리, 신발장에서 늙은 개가 짖어대는 소리, 오늘도 병 깨지는 소리와 피의 신음이 들려요.

 

익숙한 부름이 나를 잠식해가요, 축축한 마룻바닥 위로 발바닥이 닿았다 떨어지는 소리, 나는 이 느리고 비린 박자가 싫어요. 차라리 귀신이면 눈을 꾹 감고 마는데,

 

외출 후 먹이를 찾아오지 못하는 애비는 미안하다 했는데, 아쉬움이 분노로 뒤바뀐 것은 언제일까요,

 

소리가 가까워졌어요, 예쁘게 자고 있어야지, 아침 첫 닭은 언제 울까요, , 저는 믿는 종교도 여러 개에요, 하나님 아버지, 자비로운 부처님, 먼 나라 알라신님,

 

오늘도 기도해요, 날 볼 수 없게, 달 좀 꺼주세요

 

응모자:이남주

전화번호:010-5384-4826

이메일:promulgate@naver.com

입니다 감사합니다.


  • profile
    korean 2014.11.29 17:58
    이끼라는 한국영화가 떠오릅니다.
    그 외에 시 제목이 참신하군요.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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