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은 까치발을 들고 서 있었다 외 4편

by 밈밈 posted Dec 1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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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은 까치발을 들고 서 있었다


 

성자에게 물었다

어찌 그리 욕심이 많아

까치발을 들고 서 있습니까

 

성자는 답했다

아스팔트 이불 속 덟힌

연못의 고향을 밟고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이슬 튀며

소리쳤다



뺨은 이미 붉게 빛나고 있었다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마태복음 538

 

불거진

왼편의 뺨은

쳐짐을 두려워한다.



오후 1130분 아빠의 인공호흡


 

불 꺼진 후에도

한참을 절절 끓던 뚝배기

불 꺼진 줄 몰랐네

 

보글 보글

보글

보글

 

더이상 기포가 올라오지 않을 때

우리 아빠 뚝배기를 부여잡았네

절절 끓던 것이

이제는 우리 아빠 손 보다 차가워졌을 때

난 입을 찢으며 말해야 했네

아빠 그만해

그녀는 이미 차게 식었잖아.



사인용 식탁의 다섯 번째 자리

 

 

사인용 식탁에 어색하게 둘러앉은

빛나는 반찬 하나 없이

정신없이 차린

사인의 저녁식사 앞에

당신이 먹던 쌀죽의 자리가

아직도 남아 비어있다

사인용 식탁 한 편 모서리에

등받이 부서진 의자를 놓아두고 앉던

다섯 번째 당신의 자리가

졸아든 쌀죽만큼 초라하다.



너머 갈 수 없는 새여

 

 

넌 지도 넘어 왔지만

하늘 너머 갈 순 없지

 

사람 냄새 없어진

그 여인네는

이제 하늘 너머 갈 준비 한단다

 

위에서 왔니

라고 묻던 그 여인

이제 정말 위로 간단다

 

그를 보았니

라고 묻던 그 여인

이제 그를 보러 간단다

 

울지 마라

넘어온 이여

울지 마라

너머 갈 이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