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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시


어른이 되길 두려워했던 소년은
어느새 스물하나가 되었다
그가 사랑했던 나이는 어느새
동화 속 구름처럼 지워졌다

보물처럼 꼭 안고 있던 공책은
오로지 눈물로 젖어
빗물도 바닷물도 아닌
오직 눈물로만 젖어서
쓸모없는 시간이 되었다

마치 소년의 생처럼

사람들을 파도 앞에 앉혀놓고
수면 위에 시를 써내려가는 직업을
나는 희망해왔다

허나 그 어떤 명문도
햇살을 밀어내는 오후의 잔물결을
지워낼 수 없음 깨닫고

나의 초점 잃은 눈은 점점
일몰을 보며 기뻐 웃는
당신의 눈과 부딪히기 시작했다

저기 저 해가
내게도 시린 낡은 바다와
지금껏 입을 다물어준 모든 친구들
따뜻히 끌어안아
이 연필심 부러질 때 즈음
자리를 만들어 내게 다시 와주길

나는 지금 시를 쓰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못 쓸 것이다



훑어보다

바라봐주던 잔별들에 물었다.
왜 컴컴한 바다에서
건져 올려주지 않는 것이냐고.

그럼 그들은
아스라이 펼쳐진,
깨진 별조각들을 주워들어
물 위로 던졌다.

파도가 깨지고 
거품이 솟구쳤다.

바다 위에 하늘이 있는 건  이미 아는데
그 위엔 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질 때 즈음,
그러니까 나도
따듯한 별을 품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대들이 뿌린 것들을
잔해라 부를 수 없다는 사실 역시
내 살을 짓눌렀다.

그리고 나를 바라봐주던 별들에게

나도 모르던 나의 색은
어루만지려 하지 않고 훑어보고 지나가는
그네들 도움으로 빛날 수 있었음을 깨닫고
나도 그들의 하늘을 더듬어
지나가는 별들을 노래했다.

밤공기는 시리고
때로는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이 어둠마저 실은 우리의 시간이라.

이 시를 읽고
누군가를 훑어본 기억을 떠올리는
날아오를 물고기들에게.



마지막 계절

겨울이 분명 왔다
다들 겁을 먹는다
시선을 안으로 돌려
제 것을 지켜야 할 계절이다

추위 밖에도 눈을 크게 떠야 하고
모닥불 곁엔 잠시도 머물지 못해
사계절을 순서대로 발음하면
겨울 다음 봄이 맞는지 의심이 간다

사실 사라져야 할 것들이 있어
매년 온세상이 꽁꽁 얼어붙는 것만 같아
겨울을 버티어낼 수 있는 따뜻한 이들만이 살아남아
다시 아침이 길어지길 기다리는 건 아닐까

겨울은 분명 왔다
그리고
추위의 칼날을 무릅쓰고
끝내 살아 버티는 나뭇잎들을
나는 안아준다




전망대 위에서


밤이 다가오는 것
보지 못할까 무서워
망원경에 눈 못 붙였다

전망대 맨 위에서
망원경 기댄 네 어깨 너머로
우리 살던 곳 훑어보는 게 재밌었고
내가 부르는 곳을 잡으려
너는 이리저리 움직였다

네가 가본 적 없는
나의 집을 찾고 있을 때
유리창에 반쯤 비친
기뻐 벌린 입술을 바라보며
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를 지켜보며
불빛 안에 잠들지 않던 사람들도
계단 오른 적 없는데도
왜인지 거칠었던 우리의 숨도
저들 사이로 내려가게 될
망원경의 프레임 안에 갇힐
흑백영화의 아이리스 아웃같은
마지막 장면까지도
끌어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거품이 보이는 파도


거대한 몸뚱아리로 장엄하게
혼내듯 백사장 내리치고 있다.
땅을 파내기라도 할 모양이지.
피아노. 포르티시모. 하모니 없이.
그제야 파도의 성격을
파란색으로 칠할 수 있을까.

발가락 사이로 빼꼼 얼굴 내밀자마자
그래, 껍데기뿐인 파도는
두려움이 되고 싶고 두려운 파도는,
역시 두려움이 잡고 끌어내리지.
다른 파도가 백사장을 기어오른다.

나는 홀로 모래에 파묻히고 있다.
아아, 그래서 파도의 끄트머리에
비누를 문지른 것마냥 거품이 있는지
물이 차기는커녕 더웠기에

찜찜한 마음에 바다에 뛰어들지 못했다.




최재웅 / joyakdoll777@naver.com / 01094628731


  • profile
    korean 2020.02.29 17:21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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