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차 창작 콘테스트 시공모_ 우울 외 4편

by 안민지 posted Feb 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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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


우울이란 정말 많은것을 함축한다.


오늘 머리통이 베인 나는 앞이 보이지 않아 

불 켜져있는데도 어둠온 것처럼 무서워했다


내 머리통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누가 베었는지도

이 어둠이란 것도


꼬리를 물던 것들은 끊이지 않고 머리에서 이어져 오는데

머리통은 없다

이 끊이지 않는 꼬리들을 따라가도 끝은 보이지 않고 또 없다


주저앉아 울었다


지구를 부숴서 내 머리통을 제자리에 둘수있다면

그러고 싶었다.


지나가는 사람하나 붙잡고 

뺨이라도 갈기고 싶었다. 


거리에 나앉은

홀든콜필드마냥

아무나에게 욕을하고 누구하나 치면 좋을것 같았다


소리질렀다





애먼


사랑이라 쓰고 원망을 외쳤던 나였다
그러기에 아직 산 나는
별것 아닌일에 시간을 쏟는게 취미다.

네가 준 편지봉투를 책장속에서 찾았을때
나는 무슨생각을 했더라

나는 아직도 옥상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나는 나는 3개월이나 지난 편지를 연 나는
왜 아직도 눈물이 날까

겨울밤 딱 이맘때 놓혀가는 시간들
한귀퉁이 연매달아
나의 눈물방울 모아 전언을 싣고

웃는 네가 보고싶다





사랑이란건


온통 범벅은 가리기엔 부족한 애였다는걸
쓰고 되풀이되고 마침내 심장의 명치께가 벽에 닿을때
나는 나의 애를 얼러 얼러 두고 검은자만이 너를 따르게 두었지.

사랑이란건 녹아내리는 초같아서
양초 하나 심지에 불피워 심장을 조막 하나하나 태우면
뜨거워진 나에게
온통 재와 타다만 불씨와 제멋대로 흐른 농만이
그렇게 가만 남아서

나는 눈에서 물을 뿌리고 타다만 불씨를 겨우 꺼트리는데도
검은자는 잔상을 쭃아서 일렁이는 불을 따라서
물을 내리고

농을 가만모아 다시 심장을 이루기엔 턱없어
그저 쾅쾅쾅 두드려서 심장뛰게 되면

불켜진 초에
눈물흘린다.






작은 감음 모여 큰 어둠 만들듯이


작은 감음들이 모여서 큰 어둠을 만들듯이
내가 자아낸 순간들은 모여서
곧 기척을 만들어냈다

나는 숨을 죽이는 것을 좋아하곤 한다
공기는 아래로 갈수록 좁아진다

나는 아래로 갔다. 좁은 공기틈에 끼었다.

그리고 작은 불을 꺼트리고 흐느꼈다
찬란하게 작은오후였다

심장은 자꾸만 쾅쾅 대었다.
흐르는 물은 벽을타고 흐르고

눈앞의 발걸음은 멈춰있었다

나는 순간을 자아내고 있었다

기별을 만들어내고 둥금을 빚었다

잊어버린 것들은 모든 것이었다
기별은 날지 않았다. 닿지도 않았다
나에게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잊었던 것이었고 순간에 몰아닥쳐 나를 쓸고가기 일쑤였다

둥글어진 마음과 시야 보고싶은 날에는 보고 그리고싶은 날에는 그리던 날들의 연속

그만둬야겠다는 다짐은 해와 함께 무너졌고 다시온 어둠은 새로운 쓰나미를 만들어냈다

나의 순간은 모여있질 않았다. 나는 그러는 법을 몰랐으니까. 아침보다는 밤이좋았고 나의 깨어있음에 기뻐했으나 시간이 흐름에 울었다.

나의 순간들은 그 순간들은 어디에 있을까. 왠지 모르게 사람이 보고싶어지는 날이 있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아지는 그런사람말이다. 순간들을 함께 모으던 때가 있었는데.

그 더미들은 과거에 남아 나를 갉아먹고 오히려 행복이란건 나의 행복을 방해하고있었다.

사람은 미래를 보며 오늘을 보며 살아야하겠지
과거의 더미들이 쓰나미에 훅 쓸려가더라도 그러고싶지 않은 나는 묻어야하겠지.

눈을 감고 큰어둠을 만들다가 나를 어둠에 묻어버리고

숨을 죽이고 존재를 숨기고

공기속에 나를 가두고 나면 오늘을 위한 내가 될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울음


순간들을 모으고 모여 심장뛰게 되면
어디서도 흐르지 않던 눈물이 흐른다.

이별의 순간에도 재회의 순간에도 울지 않았을 그다.
그러나 순간들이 모여 주황잉크가 흰빛을 띄는것을 알았을때
비로소 울음운다.

등허리를 다독이는 손길은 너무 가볍고 시대가 몰고온 전철의 떠밈은 너무 무겁다. 어떤 장단인가. 때몰라도 박자알면 장단알던 그 시절이 그립다.

울음운다는 것은 이내 순간들이 모여만든 흰빛 그빛으로 말을 적는거다 탁한색의 주황펜의 잉크를 아끼고 아껴 내일 또 살아갈분을 만들지만 픽하면 스러져 버리는

북치는 소리대신 드드드 거리는 기계음이 들인다
어떤장단인가
박자를 알아도 장단을 몰라 다시 그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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