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차가움
네 발로 기었다.
요람을 나와 따스함에 안겼다.
네 발로 기었다.
욕망에 안겨 따스함에 울었다.
내 발로 기었다.
세상에 안겨 차가움에 울었다.
내 발로 기었다.
병상을 나와 차가움에 안겼다.
얼어붙은 여름
봄을 건너
여름에 닿았다.
얼어붙은 들짐승
저마다 뛰논다.
박동이 차다.
여름은 오는데
거센 바람에
봉화가 꺼진다.
세상이 울었다.
저마다 뛰논다.
얼어붙은 이슬이
주르륵 흐른다.
지새운 님처럼
울음이 새어 나와
그녀를 맴돈다.
서러워 우는데
설렘이 운다.
눈을 떴다.
세월에 취해 그녀를 보았다.
설레어 우는데
서러움이 운다.
백발의 아기는
불효자가 되었다.
불빛은 인생을 흐르고
찰나의 인생
어둠에 감는다.
비로소 보았을 때
불빛에 감는다.
고운 손
고운 손이 닿자
울음을 그친다.
차가운 마음
뜨겁게 흐른다.
비로소 떨어지자
주름진 손 비춘다.
뜨거운 마음
차갑게 오른다.
이지형
010-3096-2106
저도 한때는 김소월이라든가 윤동주의 시처럼 운율을 엄청 중요시하여
시의 낱말 갯수를 억척같이 챙겼답니다.
그런데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없답니다.
요즘 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낱말의 구성으로 이뤄진 것 같아요.
해석하려는데 너무 골 아파 아예 읽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시도 있습니다.